무분별하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물건은 누군가에겐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빌려 쓰고 만족하면 사는 삶을 제안하는 리커머스 플랫폼 ‘마켓빌리’는 소비 전환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사용자에게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김서연 대표는 코로나 이후 쓰레기가 늘고 자원이 버려지는 모습을 보며, 엄마이자 창업가로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말한다.

마켓빌리는 중고 거래에 3일 체험 개념을 도입해 품질에 대한 불안을 줄였다. 무인 오프라인 공간 ‘빌리스테이션’을 통해 개인정보 노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김 대표는 마켓빌리를 소유보다 가치 있는 사용을 실현하는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낭비되는 자원에 문제의식을 느낀 김서연 대표는, 빌려 쓰고 결정하는 리커머스 앱 ‘마켓빌리’를 통해 환경과 소비 방식을 함께 변화해 나가고자 한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마켓빌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 이후로 쓰레기는 더 많아졌고,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들을 볼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에선 충분히 쓸 수 있는 물건인데도 쓸모없게 취급되는 현실이 마음에 걸렸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지구에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환경을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자주 고민하게 됐다.

버리는 소비에서 나누는 소비로 바뀐다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더 가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작게 시작한 생각이 자리를 잡았고, 결국 리커머스 플랫폼인 마켓빌리를 개발하게 되었다.

마켓빌리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중고물품을 개인과 개인이 판매 및 구매는 물론 렌탈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Q.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어떤 점이 아쉽다고 느꼈나? 마켓빌리는 그런 불편함을 어떻게 풀어내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기존의 중고거래는 일단 물건을 구매하면 하자가 있어도 환불이 어렵다. 품질을 보증받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 전후로 불편함이 생기기 쉽다. 시간을 들여 물건을 보러 갔다가 기대와 달라 실망하고 돌아온 경험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마켓빌리는 이런 불편함을 줄이고자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3일 동안 사용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고 거래 특성상 사용해 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난감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인데, 일정 기간 사용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점이 마켓빌리의 장점이다. 이와 관련된 특허도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보증금 제도를 통해 판매자는 안심하고 물건을 빌려줄 수 있고, 구매자는 부담 없이 사용해 본 뒤 인수하거나 반납을 선택할 수 있다.

Q. 최근 소비자의 물건 소비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마켓빌리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예전에는 가전제품을 구매해 1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다르다. 1인 가구가 많아지고, 물건을 소유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사를 하거나 생활환경이 바뀔 때마다 물건을 옮기는 일도 쉽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렌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필요한 순간에만 쓰고 다시 돌려주거나, 짧은 기간 사용해 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 더 익숙해지고 있다. 마켓빌리는 이런 가구 변화에 주목했고,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방향을 잡게 됐다.

Q. 중고거래라고 하면 보통 온라인을 떠올린다. 오프라인 공간 ‘빌리스테이션’을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운영 방식도 궁금하다.

현재 마켓빌리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팔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에서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무인 공간 ‘빌리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이 공간에서는 물건을 직접 비치하거나 비대면으로 거래할 수 있다. 온라인 거래 과정에서 우려되는 개인정보 노출 등 다양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빌리스테이션은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점주들에게도 수익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루는 제품군도 다양하다. 특히 휴대전화, 가전제품, 명품, 자전거 등 고가의 물건은 구매 전 미리 사용해 볼 수 있어 신뢰도 높은 거래가 가능하다. 소비자는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Q. 마켓빌리를 운영하면서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기술개발이다. 상품 등록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사진만 찍으면 자동으로 상품이 등록되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텍스트 문구 추천 기능도 도입해 사용자들이 간편하게 거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불어 마켓빌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서비스가 가진 강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더 많은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마켓빌리가 추구하는 성장 방향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연처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팀원들과의 화합이다. 어떤 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마켓빌리는 앱 다운로드 100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운로드 수에 상응하는 활성 회원 수 확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월간활성사용자(MAU) 증가율 1,200%, 앱 다운로드 수 1,300% 증가를 기록하며 회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목표 달성도 무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1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마켓빌리는 일반 사용자들이 거래를 통해 수익을 만들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가고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는 N잡러들이 물건을 나누고 활용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이 인터뷰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마켓빌리는 앞으로 미국과 호주 같은 영미권,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중요하지만, 글로벌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자 한다. 마켓빌리는 물건을 빌려주는 플랫폼 방식을 통해 재화의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고려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물건을 빌려주고 거래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기반의 지역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더 넓은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