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나노바이오테크는 화학 플라스틱을 대신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영유아와 반려동물, 그리고 지구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제품을 개발한다. 이 기술력은 해외에서 주목받아 미국 특허 출원을 시작으로 다양한 국가로 수출을 확대했다. 국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며 국가연구개발사업과 환경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래세대에 올바른 기술을 전하겠다는 신념으로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는 함지원 대표를 만났다.

도원나노바이오테크의 옥수수 전분 기반 파이토 플라스틱 나노 PLA 텀블러. 국내 유일 자사 기술력으로 모든 원료 공정 및 제품 생산까지 한국에서 직접 생산·가공했다. [사진=도원나노바이오테크]

Q. 생분해성 제품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출산 전에도 피부가 약해 먼지 알레르기를 달고 살았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무해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젖병이나 식기, 장난감처럼 아이들이 손에 쥐고 입에 넣는 물건이 전부 화학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둘째 아이가 첫째보다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겪으면서 안전한 소재를 직접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료기기 소재 연구를 시작으로 1인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Q. 주요 비즈니스를 소개한다면.

생분해성 원료를 활용해 인체와 환경에 해가 적고 자연에서 얻은 성분에 가까운 플라스틱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이토 플라스틱 수지를 제조하고, 천연 원료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유아 식기류, 일회용품, 반려동물 식기류,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을 생산한다. 동시에 탄소 저감 소재를 꾸준히 개발·출시하며 ESG 친환경 제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Q. 주 고객층과 고객관리 방법이 궁금하다.

2018년 프랜차이즈와 협업해 생분해성 빨대를 출시했으나, 소비자 수요와 맞지 않아 성과가 크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온라인 마켓이 확대되고, 소비자들이 제품 성분과 원료에 대해 직접 알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꾸준히 늘어났다.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관공서, 학교, 지자체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와 사회단체의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는 고객관리를 위해 천연 기반 플라스틱 관련 강의와 세미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린워싱’이 아닌 ‘화이트바이오’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린워싱은 친환경과 무관한 제품을 친환경으로 포장해 마케팅하거나 허위 광고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화이트바이오는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원료를 원천 배제하는 산업 분야다. 소비자들이 허위 친환경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Q. 생분해성 제품의 특장점이 궁금하다.

생분해성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인체에 플라스틱보다 훨씬 해로움이 없다. 동시에 환경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반 플라스틱은 매립 시 분해되기까지 약 500년이 걸리지만, 생분해성 제품은 60일 이내에 미생물의 먹이로 작용해 사라진다. 소각 과정에서도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79~98%까지 적다. 천연 원료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같은 유해 물질도 발생하지 않는다. 매립지 부족 문제나 소각장 기피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Q. 제품 개발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수술 후 별도의 실밥 제거가 필요 없는 녹는 실, 즉 봉합사에 쓰이는 생분해성 원료를 생활용품에 적용하기까지는 오랜 연구 기간이 필요했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화학제품 생산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없어 온도 설정부터 모든 단계를 새로 설치해야 했다.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체 생산 역량은 물론 공정 개발 기술까지 보유할 수 있었다.

Q. 가장 애착 가는 제품이 있다면.

애착을 갖는 제품은 빨대와 식기류다. 입에 직접 닿는 제품이기에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8년 유네스코를 통해 널리 알려진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끼어 고통받는 거북이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 생물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일깨웠다. 그 이후 의료기기 소재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됐고, 우리도 그 움직임에 함께하고 있다.

Q.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현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바이오매스 기반 탄소중립형 바이오플라스틱 제품 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는 바이오 탄소 함량 50% 이상을 갖춘 해양 분해성 어망과 어구 같은 친환경 해양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약 2년 전부터 스티로폼 부표가 해양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며 사용이 금지되자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안코바이오플라스틱스, CJ제일제당,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KCL), 서울대학교, 인천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시제품을 완성해 실증 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술성숙도(TRL) 7 이상 단계로의 도약을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또한 환경부와 함께 오는 11월까지 생분해성 빨대의 전주기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탄소 배출량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빨대와 어망, 어구는 소재 특성이 유사해 해양 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천연 바이오 플라스틱과 나노 기술을 결합한 신소재 나노 PLA를 활용한 생분해성 문어집 장어통발. 친환경 PLA 소재로 제작되어 생분해가 가능하다. [사진=도원나노바이오테크]

Q.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창업 초기에는 생분해성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해 창업자금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없었고,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생활용품보다 의료기기 소재 분야에서 먼저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 해외전시회에서 만난 한 미국 바이어가 “이 소재는 아직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아이들과 지구에 꼭 필요한 대단한 기술”이라고 말해주었는데,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지속가능한 ESG 제품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생분해성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20년 전만 해도 생분해성 원료는 가격이 높아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기술이 있음에도 시장에서 외면받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것은 이익 때문이 아니라 두 자녀와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올바른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Q.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불안정한 시국과 더불어 생분해성 제품 관련 규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적용 범위가 자주 바뀌어 기업 입장은 혼란이 크다. 이 때문에 오히려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글로벌시장 진출과 확대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미국 특허(다공성 구조 성형을 위한 생분해성 PLA 필라멘트 조성물 특허) 출원을 확보하며 미국, 싱가포르,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앞으로는 30여 종의 친환경 응용 제품을 앞세워 해외박람회에 참가하고 시장개척단을 활용해 홍보할 계획이다. 한국 기술로도 생분해성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Q.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람이 있다면.

천연 기반 생분해성 복합 소재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여전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제의 장벽은 높다. 중소기업을 위한 환경 지원 사업도 더 폭넓게 확대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소비자가 올바른 정보를 충분히 보장받아야만 비용에 합당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이를 위해 보유한 기술력을 널리 알릴 다양한 기회가 꾸준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