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관 대표는 주방 가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유명 가구회사에서 30년간 경력을 쌓았다. 기존 가구 시장이 혼수용 대형 가구에서 맞춤형 빌트인 가구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고 20년 전 한솔빌트인을 창업했다. 영업사원이 현장에서 직접 실측하고 디자인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테리어업체들과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구축했다. 친근한 조직문화와 유연근무제로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평균 20년을 넘는 것이 자랑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높이 조절이 가능한 모듈형 가구를 특허 출원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장봉관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한솔빌트인 장봉관 대표. 20년 넘게 빌트인 가구의 현장을 지켜오며 장인의 성실함으로 한 회사를 한결같이 이끌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학업을 마쳤다. 스물여섯 살이던 30여 년 전, 주방 가구 영업을 시작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결혼할 때 가구를 혼수로 장만해 이사할 때마다 함께 옮기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세대가 젊어지고 주거 형태가 달라지면서, 집 구조와 인테리어에 어울리게 가구를 고정형으로 설치하는 빌트인이 자리 잡았다.

변화를 계기로 20년 전 빌트인 개념을 내세운 회사를 설립했다. 우리 회사는 국내 빌트인 가구 시장의 초창기부터 자리해 왔으며,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다. 그 결과 여러 유명 가구 브랜드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을 정도로 업계의 인정을 받았다.

Q. 주요 비즈니스 영역과 경쟁력은.

우리 회사는 생산라인, 영업부, 시공팀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고객은 인테리어업체다. 영업부에서 인테리어업체에 회사를 알리는 카달로그를 전달하면, 해당 업체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때 우리 가구를 함께 맞추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진다. 영업부 직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실측과 디자인 상담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본사로 보내면 생산팀이 도면을 바탕으로 제작을 진행한다.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현장 맞춤 서비스다. 우리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간에 맞게 실측하고, 시공팀이 현장에서 재단과 설치를 진행한다. 이런 방식은 공간 효율을 높이고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아파트 입주 행사에 참여해 입주민에게 가구와 인테리어를 직접 보여주는 모델하우스를 제작하기도 한다. 현장 중심의 서비스가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

Q. 준비 중인 신사업이나 제품이 궁금하다.

개발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를 만들어봤고, 특허도 꽤 갖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개발한 제품이 높이 조절이 가능한 모듈형 가구다. 기성 제품은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 사용하기 어렵다. 그런데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으로 특허를 받았다. 선반도 드릴 없이 쉽게 조립할 수 있게 설계했다.

한솔빌트인 전경. 한솔빌트인은 실측을 통해 공간에 맞게 제작하고 설치한다. 정확한 시공과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주 고객층 및 고객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주 고객은 인테리어업체들이다. 고객관리는 영업부들이 주로 담당하며, 회사 차원에서는 큰 업체들을 대상으로 행사 지원에 나선다.

Q.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이 있다면.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결국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고 믿는다. 우리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대신 다음 날 출고될 제품을 마무리 지어놓고 퇴근하면 된다. 직원들의 개인 사정도 최대한 배려하며 일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함께 일하는 직원 대부분이 오랜 시간 근무해 온 동료들이다.

Q. 사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회사가 성장세를 타자 후발 업체에서 세무신고를 했다. 당시에는 거래 구조상 업체 간 현금이 오가는 일이 있었는데, 국세청은 해당 거래를 대표 개인이 받은 금액으로 판단했다.

거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주변 업체 대표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주셨다. 평소 거래 대금을 월말마다 성실히 결제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해 주신 덕분이었다. 나보다 훨씬 오래 사업을 해온 분들이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그래도 제대로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은 내 생일날 공장에서 불이 났다. 그때는 회사를 접을 생각까지 했지만, 새벽에 직원들이 나와 물과 재가 가득한 공장을 치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 순간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했고, 지금까지 회사를 이어오게 됐다.

Q. 최근 업계 분위기와 느끼는 변화는 무엇인가.

빌트인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빌트인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건설 경기가 예전만 못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직원들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 20% 삭감된 급여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함께해 주었다. 이후 상황이 나아졌을 때는 그동안 받지 못한 금액보다 더 많은 보상을 돌려주었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이 깊어졌다. 그래서 직원들이 자녀를 다 키우고 노후를 준비할 때까지 함께 일하며, 퇴직할 때는 기존 퇴직금에 더해 충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