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금형은 제조업의 기초다. 금속 판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절단하거나 성형하여 자동차, 전기·전자, 가전, 액세서리, 시계 등 우리 생활 속 거의 모든 제품의 금속 부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때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며 생산하기 위해선 프레스 금형을 보조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유성하이테크는 프레스 자동화 주변 기계인 에어피더(Air Feeder), 엔씨로울피더(NC Roll Feeder), 릴스텐드(Reel Stand), 언코일러(Uncoiler), 오일 도포장치를 프레스물 가공업체에 납품 및 유지관리 하고 있다. 에어피더가 주력 제품이다. 30년 동안 국내외 2,500여 업체에 약 9,000대 이상의 기계를 납품한 실적이 있다.
유성하이테크는 정확한 납기, 철저한 품질관리, 신속한 A/S로 기본을 지켜왔다. 그렇게 쌓아온 신뢰는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안광록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에어피더. 프레스 자동화 라인의 핵심 장치로, 강판 코일을 프레스 금형에 설정한 거리만큼 자동으로 이송해 준다. [사진=유성하이테크]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첫 직장에서 영업력과 기술력을 쌓으며 자신감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짧은 기간 안에 실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혼자서 한 업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 덕분이었다. 여러 부서에서 나눠 맡지 않고 영업부터 설비, 수리, 수금까지 전담하는 방식이었다. 4~5년쯤 근무하다 보니 전 과정과 실무를 경험하며, 현장을 종합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새 거래처가 하나둘 늘어나 여러 곳을 관리하게 됐다.
Q. 주력하고 있는 ‘에어피더’는 무엇인가.
에어피더는 프레스 자동화의 핵심이다. 강판 코일을 프레스 금형에 설정한 거리만큼 자동으로 이송해 준다. 에어 실린더 힘으로 금속 소재를 잡고, 일정하고 반복해서 밀어주면, 다시 원위치로 복귀해 반복 동작을 한다. 한번 찍을 때마다 금속 부품이 생산된다. 프레스 공정이 끊임없이 안정되게 이어지도록 돕는 필수 공급 장치다.
주로 영국제 에어피더를 취급하고 있다. 뛰어난 성능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 세계에 에어피더 브랜드가 여섯 곳쯤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최상위급으로 평가받는다. 에어피더 품질은 얼마나 세밀하게 가공하는지, 마무리를 얼마나 깔끔하게 하는지로 판가름 난다. 우리 제품은 0.03mm 이하 정밀도를 유지하고, 안정된 반복 동작이 가능하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져 현업 종사자에게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Q. 주 고객층은 어떤 곳인가.
주 고객은 전기·전자부품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액세서리 제조업체, 시계밴드 제조업체와 같은 프레스 부품 생산 업체다. 프레스 금형에서 제조하는 부품을 위한 설비라면 대부분 구축할 수 있다.
(좌)언코일러, (우)릴스텐드. 강판 코일을 이송 장치(에어피더)에 자동으로 풀어주는 장치로, 프레스 자동화 라인 측면에 배치된다. 언코일러는 코일 중량 300kg 이상의 대형 코일 작업에 사용되며, 릴스텐드는 코일 중량 200kg 이하의 소형 코일 작업에 적합하다. [사진=유성하이테크]
Q. 고객관리 방법이 궁금하다.
역지사지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내가 고객이라면 어떤 서비스를 원할까에 대해 먼저 생각한다. 내가 한 번 더 점검하고 신경 쓰면 고객이 만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내가 조금 더 고생하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기계는 언제든 고장날 수 있다. 그 순간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업체에 방문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고객에게 연락이 오면 주말이라 하더라도 현장으로 달려간다. 고객은 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고마워한다.
Q. 사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첫 직장에서 오랫동안 거래했던 사업주가 창업 소식을 듣고 축하한다면서 설비를 구매해 준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관리를 잘 해줘서 고맙다며, 올해는 10대만 필요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으로 20대를 사겠다는 분이 많았다. 이런 도움 덕분에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때 고객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거래하는 업체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고객과 약속은 어떤 상황이 와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약속을 지키면 거래처 역시 신뢰로 보답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 왔다. 일을 진행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외상을 주거나 대금을 늦게 받을 때가 있는데, 평소에 보여준 태도 덕분에 상대방도 최대한 약속을 지키려 한다. 나중에 새 기계를 구매할 때, 다시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이런 신뢰 관계가 회사를 지탱해 왔다.
Q.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가 궁금하다.
수도권 공단 지역에 오랫동안 거래해 온 업체가 많다. 현장을 방문하면 전과 달리 한산하다. 대화를 나눠보면 일감이 반 이상 줄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설비는 물론 직원까지 줄고 있다. 60년대부터 다져온 제조업 뿌리가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Q. 정부 정책에 관한 바람이 있다면.
최근 정부에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발표했다. 조선업종이 대표 제조업인 만큼, 현재 가장 최우선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는 제조업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업은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산업이므로 많은 분에게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다. 제조업 발전 없이는 경제 발전도, 자주국방도 없기 때문이다. 제조업을 등한시한 미국이 현재 어떤 결과를 맞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거래처 관리에 집중하며 신뢰를 공고히 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를 안정되게 유지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언젠가 더 큰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Q. 고객에게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나.
프레스 자동화, 에어피더 전문업체 ‘유성하이테크’라고 하면 오랜 경험과 신뢰를 쌓아온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실제로 과거 경기도 성남과 광주 일대에 시계밴드 공장이 30~40곳쯤 밀집해 있었는데, 제품력이 우수하고 일을 깔끔하고 정확하게 처리한다는 평판이 퍼지면서 그곳에 있던 대부분 공장에 연이어 납품했던 경험이 있다.
앞으로도 고객이 먼저 찾는 기업으로 남으려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