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프로젝트로 단련된 기술이 민간 시장에서 다시 활용되고 있다. 개발자 출신 강민수 대표가 이끄는 아이투엘(i2L)은 검증된 기술을 선보인다. 육·해·공군의 기능체계부터 호텔과 카지노의 보안 시스템, 중소 제조기업을 위한 자동화 솔루션까지, 아이투엘의 기술은 늘 현장에 필요한 것이었다. 아이투엘은 오래 견디는 기술의 힘을 중요하게 여긴다. 준비된 기술로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있는 강민수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아이투엘 강민수 대표는 개발자로 출발해 국방·호텔·카지노·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ICT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그는 ’위기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된 대응력’이라는 철학을 실천한다. 지속가능한 기술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업 구축을 목표로 한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어떤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나.
국방 분야에서는 타체계와 연동되는 기능체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육·해·공군 전 부대의 시스템 구축 경험을 갖추었으며, 체계 간 연동과 보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개발 역량을 발전시켰다.
해군에서는 함정 입출항과 군수물자 지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스케줄링 시스템을 개발했고, 공군·해군에서는 병력과 차량의 위치·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병력이 착용한 헤드 마운트 카메라의 영상과 스마트폰 무전을 상황실에서 통합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구현해 작전 효율을 높였다. 대부분의 국방 사업은 대기업이 주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되며, 우리는 주요 협력사로 참여해 왔다.
민간 분야에 비해 보안 기준이 훨씬 엄격하고, 모든 단계에 걸쳐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완성도와 속도가 경쟁력이 된다. 결함 없는 개발과 신속한 유지보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호텔·카지노 관련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파라다이스시티의 공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며, 레저·관광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해당 앱은 이용객의 포인트를 관리하고 쿠폰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기능을 갖추었다. 호텔 객실에서는 키 카드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나 헬스장 등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민간 보안은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민감한 분야로, 개발 단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Q.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AI를 보안 강화와 운영 효율 향상의 핵심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개발·납품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AI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카지노 보안 고도화 Po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공안전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 ‘정부기관 산하 프로젝트’ 제안 과정에서는 위험 예측 모델과 GIS(지리정보시스템)를 결합한 AI 분석 구조를 설계 중이다.
최근 개발업계에서는 생성형 AI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초급 개발자도 중급 수준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우리도 이를 활용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을 관리와 기획 분야로 나가는 조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기반 보안·안전 통합 플랫폼으로 기술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Q. 아이투엘이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에 차별점이 있다면.
중소 제조기업이 현실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수준의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의 대형 솔루션인 SCADA(공정감시제어시스템), WMS(창고관리시스템), ERP(전사자원관리), SCM(공급망관리)은 도입 비용은 비싸고, 실제 현장에서는 필요한 기능 일부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핵심 기능만을 선별해 통합한 경량형 솔루션을 만들었다. 생산관리, 재고관리, 품질 모니터링 등 기본 기능을 모듈화해 공장 규모나 예산에 따라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화 초기 단계의 공장 환경에 적합하며, 인력 운용이 제한된 기업에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예산이 축소되면서 시장 여건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자체 솔루션으로 지속적인 시장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기회는 준비된 기업에 주어진다’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위기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다. 눈앞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연구개발(R&D)과 인재 육성에 투자하며,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아이투엘은 육·해·공군 기능체계 개발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기반 보안 시스템과 공공안전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중소 개발사는 기술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복잡한 절차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불이익을 겪는 일이 여전히 많다.
국가 정책은 빠르게 바뀌며,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에 발맞춘 기업만이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장에서 실제 개발을 하는 기업이 그 변화를 실시간으로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정부 과제나 공공사업은 이미 방향이 정해진 상태에서 공고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벗어나면 다시 기회를 얻기 어렵다. 소규모 개발사가 연구개발에 집중하려면 행정 부담을 줄이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도 영업이나 행정이 약하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Q. 향후 기업의 과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에 대한 대비다. 우리는 국방과 공공안전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을 민간 보안 시장으로 확장해 신뢰성과 품질을 동시에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국방 산업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이 국방 등 B2G 사업에 집중돼 있으며, 민간 매출은 아직 제한적이다. 호텔·카지노를 포함한 레저 보안 시장에서 민간 영역의 매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기반 보안 솔루션을 상용화해 B2B 시장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