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프로파일은 컨베이어 벨트 같은 생산라인을 이루는 핵심 재료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확대되면서 생산라인을 새로 꾸리는 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경희금속은 이 기업들이 LCD와 LED, 2차전지 장비의 프레임을 만들 때 필요한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생산한다.
동종 업계에서 경희금속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표현은 성실함이다. 이경희 대표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시작된다. 4시면 이미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를 본다. 그가 성실해야만 하는 이유는 거래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납기와 품질을 어기지 않는 태도는 곧 신뢰가 되어 쌓였고, 이는 경희금속을 지금까지 버티게 한 힘이 됐다. 이경희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이경희 대표는 20년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경희금속을 설립하여 산업 장비의 골격을 이루는 알루미늄 압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떤 상황이 와도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라”는 가르침을 받아왔고, 그 가치를 사업 운영에도 최우선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 분야에서 20여 년 동안 영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제품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하는 유통을 선택했다. 이전 회사에서 신규 사업부를 맡아 열심히 일했지만, 기존 사업부에서 생산과 납품 지원에 차질이 생겨 영업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책임지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결심했다.
Q. 운영하는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공장에서 의뢰해 생산된 알루미늄 압출 제품, 즉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장비 및 자동화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알루미늄 프로파일은 기계 혹은 샷시(창틀)에 사용되는 구조재로, 가볍고 견고하며 부식에 강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절단 및 가공이 쉬워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제품은 제관으로 쓰던 제품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다.
Q. 주 고객층이 궁금하다.
주 고객사는 반도체 장비, 2차전지 장비, 자동차 장비 등을 제작하는 업체 중 기구 제작업체다. 기계 제작 및 자동화 장비 업체 또한 우리 주력 업체다.
알루미늄 압출은 산업 장비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지닌 소재다. 지금까지는 산업 장비 분야의 공급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Q. 고객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일부 업계에서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생산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곧 출발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생산 과정에서 발주를 놓치거나 불량이 발생했다면 사실 그대로 먼저 알리고, 진심으로 사과드린 뒤 대안을 찾는다. 이런 정직함이 쌓여 신뢰가 생긴다. 그 신뢰가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Q. 하루일과가 궁금하다.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에 사무실에 도착한다. 먼저 출고할 제품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하고 직원들의 이동 동선을 확인한다. 그러고 나서 오늘 해야 할 업무를 확인한다.
아침 6시에 직원이 출근하면 30분 뒤 공장에서 물류를 실은 차가 도착한다. 이때 하차 작업을 진행한다. 그 후 직원들이 아침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준다. 오전 8시쯤 전날 업무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오늘 업무를 마친 뒤 오후 4시쯤 퇴근한다.
Q.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전 직장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부터, 믿어주셨던 업체 대표님께서 나를 믿고 발주를 해주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쌓아왔던 거래처와의 관계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업은 사람 간에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Q.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해병대를 나온 점도 함께 작용했다. 해병대의 공식 표어가 ‘작지만 강한 군대’인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만큼 강한 군대는 없다고 배웠다.
그 경험이 일하는 태도에 스며들어 거래처를 대할 때 신뢰를 우선한다. 직원에게도 영업권을 공개해 각자가 책임을 갖고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긴다. 이들을 식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더라도 도울 마음이 있다. 그만큼 직원들 역시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Q.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미국 관세 정책으로, 업계가 큰 영향을 받아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2차전지 장비들이 미국으로 수출되어야 하는데, 관세 부담이 커지면서 납품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으로 인해 일부 업체의 장비 반입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수주 관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두 나라의 협상이 마무리되어 시장이 정상화됐으면 한다.
Q.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다가오는 2026년은 신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상업화에 힘쓰려고 한다. 3년 동안 구상 중인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고객층이 기업에 집중되어 있어, 경기 상황이 악화하면 기업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구조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우리 제품을 알릴 수 있도록,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알루미늄 프로파일 제품을 개발 중이다. 가정에서 펜스나 드레스룸을 설치할 때, 업체를 불러서 시공할 필요 없이 블록화하여 모듈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이를 통해 B2B 중심의 사업 구조를 B2C로 확대하여, 폭넓은 시장을 확보하고자 한다.
Q. 경희금속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경희금속하면 원하는 제품을 제시간에 정확하게 공급하는 믿을 수 있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스펙과 납기 일정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기업이 될 것이다.
현재는 OEM 계약을 통해 제품을 수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공장을 설립해서 직접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제품 개발, 생산, 납품까지 전 과정을 통합한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