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바이오테크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으로 만든 생분해성 수지 PLA를 활용해 의료용 부목을 생산한다. 주력 제품인 ‘스타픽스 스프린트’와 ‘바이오그랩’은 환자 맞춤 성형이 가능하며, 폐기 시 환경 부담을 줄였다.
윤홍섭 대표는 병원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려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의료 현장의 불편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제품 개발로 구체화해 왔다. ESG 인증과 지속가능경영 평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윤바이오테크는 환자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환경과 의료 현장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윤홍섭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윤바이오테크 윤홍섭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매일 쏟아지는 일회용 폐기물 문제와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부담에 주목하여 생분해성 수지를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스타픽스 스프린트로 원스텝 벨크로 타입 스프린트 시장에서 연평균 25%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윤바이오테크를 국내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윤바이오테크는 어떤 기업인가.
윤바이오테크는 ‘PLA’라는 친환경 생분해성 수지를 활용해 의료기기를 만든다. 주력 제품은 70~80℃의 물에 담가 환자 신체에 맞게 성형할 수 있는 1등급 의료기기 부목 ‘스타픽스 스프린트’다. PLA 기반 복합 수지로 제작해 기존 석고나 플라스틱 부목의 불편을 줄였고, 폐기 과정에서도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 부담이 적다.
활동성과 편의성을 높인 소프트타입 ‘바이오그랩’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전국 병의원에 공급 중이다. 원스텝 벨크로 타입 스프린트 시장에서 연평균 25%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윤바이오테크는 친환경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현장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하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Q.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CJ제일제당에서 제약 영업 경험을 통해 의료산업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 그 과정에서 의료진이 겪는 불편과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을 직접 확인했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윤바이오테크를 세우기 전부터 그는 의료 현장에서 매일 쏟아지는 일회용 폐기물 문제와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부담에 주목했다. 이런 문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이자 미래라고 보았다. 그래서 생분해성 수지를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고, 지금의 주력 제품인 스타픽스 스프린트가 탄생했다.
Q. 친환경 플라스틱 수지 PLA를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윤바이오테크가 PLA를 의료용 부목에 먼저 적용한 이유는 병원 폐기물 때문이다. 의료 폐기물은 대부분 소각되는데, 그중에서도 정형외과에서 사용하는 부목의 비중이 크다. 앞으로 환경 제품이 가장 먼저 자리 잡을 분야가 식품과 의료라고 생각했고, 의료 분야에 몸담아온 경험을 살려 부목에 적용했다.
Q. 주력 제품인 ‘스타픽스 스프린트’와 ‘바이오그랩’은 어떤 차이가 있나. 스타픽스 스프린트의 장점은 무엇인가.
창업 당시 시장의 90% 이상은 합성수지 제품이었다. 물에 담갔다가 굳히는 방식인데, 며칠 지나 부종이 빠지면 헐거워져 버리고 새로 써야 한다. 환자 한 명에게 쓰레기가 두 배로 생기는 셈이다. 스타픽스 스프린트는 생분해 수지를 활용해 이런 문제를 줄였다. 60~80도의 열을 가하면 다시 성형할 수 있어 하나로 두 번 이상 쓸 수 있다. 피부 질환 발생률이 높았던 기존 롤 스프린트의 단점도 개선했다. 엑스레이 투과가 가능하고, 피부 자극 테스트도 통과했다. 에어매쉬와 벨크로 밴드를 적용해 물리치료 병행 시에도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환자 관점에서 편리하고 위생적이다. 바이오그랩은 스타픽스 스프린트의 소프트 타입 제품이다. 활동성과 편의성을 더 강조한 라인업이다.
윤바이오테크의 기술로 개발된 스타픽스 스프린트. 손상된 부위나 신체 일부를 고정하기 위한 기구다. ‘PLA’라는 친환경 생분해성 수지로 만들어져 70~80℃의 물에 담가 환자 신체에 맞게 성형할 수 있다. 인체에 닿는 부분에 에어매쉬와 벨크로 밴드를 적용하여 통기성이 우수하며 탈부착이 편리하다. 또한 X선 투과력을 가지고 있어 제품을 착용한 상태로 X-ray 촬영을 할 수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스타픽스 스프린트의 소프트 타입 제품인 바이오그랩. 활동성과 편의성을 더 강조한 라인업이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준비하는 프로젝트나 신사업이 있다면.
바이오테크는 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기기 외에도 일회용 의료 소모품, 헬스케어 용품 등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그 핵심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의료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순환형 제품이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목표로 한다. 최종적으로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로 녹색산업을 이끌고, 헬스케어와 환경을 결합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글로벌시장으로 확장하려 한다.
Q.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경영철학은 환자의 치료 경험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다. 비록 우리 제품의 사용기간은 한두달로 짧지만, 그 시간만큼 환자가 아프지 않고 불편하지 않도록 완벽함을 추구한다. 이 짧은 경험이 환자에게는 평생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철학은 성장 방식이다. 우리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로 녹색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이 신제품 아이디어와 실행을 이끌 리더십, 철저한 분석과 준비,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때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Q. ESG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윤바이오테크가 ESG 경영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해외 시장과 환경 때문이다. 수출 과정에서 1차, 2차 밴더는 ESG 인증을 요구받는다. 우리는 2022년 ESG 평가 지표인 크래스(CLAS) 5단계를 받았고, 2023년에는 4단계로 한 단계 올렸다. 크래스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을 평가하는 제도다. 현재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 인증을 신청해 진행 중이다. 우리는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환경문제를 줄이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 제품에 쓰이는 소재와 폐기 과정까지 고려해 친환경적인 해답을 찾고자 한다.
Q. 주요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 평소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주요 고객은 전국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응급의료기관, 성형외과에서 근골격계 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과 병원이다. 제품은 지역 대리점과 의료기기 유통업체를 통해 공급한다. 고객관리는 현장 피드백을 수집하고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데서 시작한다. 대리점과 함께 병원을 방문하거나 제품 설명회, 사용자 교육을 진행하며 의료진과 유통 파트너의 의견을 듣는다. 이렇게 모인 의견은 제품 개선과 신제품 개발에 바로 반영한다. A/S, 공급 안정성, 가격 운영에서도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ERP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관리의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22년 4월 사옥으로 이사한 날과 2024년 6월 업계 1위를 달성한 날이다. 사옥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8평 남짓한 임대사무실과 낡은 공장에서 지냈다. 자재를 4층까지 나르기도 했고, 문고리조차 없는 화장실을 써야 했다. 겨울이면 펠렛난로 하나에 의지했다. 새 사옥에 입주하면서 그동안 겪었던 불편을 끝낼 수 있었다. 입주 첫날 간판보다 먼저 여자 화장실을 고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직원들이 가장 불편해했던 문제를 먼저 해결한 것이다. 업계 1위를 달성했을 때는 뿌듯함보다 책임이 더 크게 다가왔다. 필요 없다는 말을 들으며 개선했던 디자인과 소재, 짧게 쓰고 버리는 부목에도 집착했던 노력이 결국 업계의 기준이 되었다. 우리는 시장 상황을 따라간 게 아니라 환자의 불편을 먼저 봤다. 그 결과가 1위였다.
윤바이오테크 사옥 전경. 윤바이오테크는 2022년 4월, 8평 남짓한 임대사무실과 낡은 공장에서 사옥으로 이전했다. 윤홍섭 대표는 그동안 겪었던 불편을 끝내고 사옥으로 이사하던 날을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꼽는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업계 1위를 차지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나.
업계 1위를 차지하기까지 디자인과 품질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초기에는 부목 착용 기간이 한 달 남짓이었지만 디자인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었다. 우리는 색깔별 바이어스를 넣어 디자인을 바꾸고, 재질을 개선해 피부 질환을 줄였다. 병원에서는 필요 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해외 제품은 디자인과 사용감을 중시했다. 우리는 테스트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의 피드백을 확인했고, 개선된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을 줬다. 이 과정이 수출 준비로 이어졌다. 기준이 분명했다. 환자가 제품을 쓰는 동안 통증이 덜하고, 보기 흉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킨 결과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영유아 사이즈의 스타픽스 스프린트. 윤바이오테크는 인체 친화적인 제품 디자인과 신체 평균 사이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 중, 소, 유아, 영유아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을 의료기기 외 다른 산업 분야에도 적용하려 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인가.
윤바이오테크는 비닐을 포함해 13가지 생분해성 컴파운드를 개발해 놓았다. 산업화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확대는 어렵다. 의료 분야에서는 약품통과 수액제 팩이 가장 큰 과제다. 석유계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문제인데, 장기 복용 환자가 같은 약을 계속 먹는 경우 위험이 커진다.
식품 분야에서는 고급 식재료 포장재가 대표적이다. 청정 한우처럼 엄격한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이 비닐 포장에 담기면 가치가 떨어진다. 이런 고부가가치 식품 포장에 적용할 수 있고, 명품 가방 같은 고가 제품 포장재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가격 차이로 대중 시장에는 적용이 어렵지만, 고부가가치 시장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유골함, 멀칭 필름 등 다양한 제품도 시도해 왔다. 다만, 환경 사업은 정부 정책이 함께해야 현실화할 수 있다.
Q. 윤바이오테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윤바이오테크의 목표는 해외 시장 공략과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다. 한국은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남짓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은 이미 개방돼 있어 해외 진출이 성장의 관건이다. 코로나 이후 멈췄던 해외 사업을 다시 시작했고, 확보한 시장에 새로운 아이템을 더해 규모를 키우고자 한다.
또한, 친환경 바이오소재를 활용한 의료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픽스와 바이오그랩 신제품을 내놓고, 기존 제품의 성능을 높이고 있다. 사업 영역은 의료기기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의료 소모품까지 확장 중이다. 탄소중립과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글로벌시장에서 이 기술의 수요는 확실하다. 앞으로 R&D 역량을 키우고 해외 진출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 인증 확보와 제품 다양화, 현지화 전략으로 수출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재 확보와 기술 투자, 파트너십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