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가진 전문성과 기술은 누군가의 불편을 덜고, 더 나은 일상을 가능하게 한다. ‘엘메드’는 그 힘을 더 많은 사람에게 닿게 만드는 회사다.

엘메드는 병원의 이야기를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꾼다. 블로그와 카페, SNS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 병원의 진료와 서비스를 알리고, 광고와 홈페이지 기획으로 병원의 전문성을 전달한다. 병원이 가진 자원과 자료를 정리해 하나의 기획으로 만들고, 그것을 환자가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로 전달한다. 엘메드의 강점은 실행력과 성과다. 병원의 경쟁력을 마케팅으로 실현해내고, 그것을 매출이라는 결과로 보인다. 병원의 성장 동력을 만드는 회사, 엘메드 이명호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이명호 대표는 병의원 근무 경력 10년 이상의 의료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병의원 전문 마케팅 그룹 (주)엘메드를 이끌고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가독성 있는 콘텐츠와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키워드를 통해 병원에서 꼭 필요로 하는 콘셉트와 브랜딩을 구현하고 능률 좋은 온라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피부과, 성형외과, 한의원 네트워크의 마케팅을 총괄하며 온오프라인 홍보와 기업 제휴를 직접 이끌었다. 당시에는 병원을 퇴사하면 곧바로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될 만큼 쉴 틈 없이 일을 이어갔다.

2013년 이후에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병원마케팅 회사를 설립했지만, 짧은 기간 안에 실패도 경험했다. 이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업무를 맡으며 바닥부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을 누구보다 가까이 배울 수 있었다. 블로그 로직, 카페 상위 노출 등 당시 주목받던 방식을 적극 활용해 실제 매출 성과를 만들었다. 이런 경험은 2017년 다시 회사를 세우는 또 다른 시작이 되었고,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Q. 두 차례 창업을 경험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

첫 창업은 함께 일하던 구성원들 데리고 나와 시작했다. 급여를 높여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사람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회사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때 배웠다.

이후 다시 회사를 세울 때는 방법을 바꿨다. 경력자보다 가능성이 있는 초보자를 채용해 직접 가르치고, 선배 직원이 새로 들어온 구성원을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요한 업무는 직접 챙기고, 원장 미팅도 내가 주도했다. 구성원 복지도 강화했지만, 동시에 대표 스스로가 현장의 일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꿨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Q. 현재 운영하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병의원 마케팅과 운영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며 주로 피부과, 성형외과, 한의원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블로그와 카페 상위 노출 작업, SNS 운영으로 퍼포먼스를 냈다. 오프라인에서는 광고 기획과 병의원기자단 운영 등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모든 활동을 직접 실행해 왔다. 홈페이지와 콘텐츠 기획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어 클라이언트 병원으로부터 기획력을 인정받았으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Q. 주요 고객층과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형 네트워크 병원의 마케팅 총괄을 맡아온 경험을 통해 수많은 원장을 만나왔다. 네트워크 병원은 본사(MSO) 차원에서 마케팅과 홍보를 전담하기 때문에 원장들이 직접 챙길 일이 적다. 그러나 개별 병원은 마케팅팀이나 홍보팀을 보유한 경우가 드물어 외부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병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진행하며 정기 계약을 맺고 있으며, 매달 병원을 직접 방문해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는 홍보 방향을 조율하고 계절별 이벤트와 개선 과제를 함께 논의한다. 병원이 원하는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원장마다 성격이 달라서 소통하는 법도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거짓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불리한 상황이라도 솔직하게 설명하고, 비용 구조까지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아왔다.

Q. 거래처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거래처를 무작정 늘리지는 않는다. 병원마다 상황이 다르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한 직원이 맡을 수 있는 범위를 넘기면 결국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병원의 특성과 장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환자에게 맞는 메시지를 만들려면 깊이 관여해야 한다. 그래서 관리할 수 있는 수를 넘기지 않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병원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병원도 안정적인 성과를 얻고, 우리도 신뢰를 이어갈 수 있다.

Q.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은.

고객에게는 매출이 가장 정확한 기준이다. 어떤 수고와 노력이 있더라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그만큼 결과로 평가받는 일이고, 그 결과 앞에서는 변명이나 포장은 의미가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오래 버티며 성과를 낼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일할 때는 집중해서 몰입하고, 쉴 때는 회사 일 생각을 내려놓고 온전히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를 비워야 새로운 생각이 들어온다. 그래서 회사는 직원이 편안하게 일하고 즐겁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다. 사내 휴식 공간과 문화에 투자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대표 한 사람의 성과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

Q. 마케팅 결과가 곧 매출로 이어져야 하는 만큼, 성과에 대한 부담도 클 것 같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열심히 노력해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거래처 관계를 오래 이어가기 어렵다. 반대로 우리가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병원 내부 역량이 좋아 성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우리의 역할은 환자가 병원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까지이고, 그 이후의 결과는 병원 내부 운영에 달려 있다. 다만 내부 문제를 외부 마케팅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오래 버티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지금은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Q. 광고 심의 기준이 엄격해진 지금, 병원과 마케팅회사 입장에서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가.

현재는 블로그나 SNS 글 중에서도 광고적 성격이 있으면 모두 사전 심의 대상이 된다. 하루에 여러 건의 게시물을 올리는 병원일수록 행정적 부담과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심의 수수료는 건별로 수십만 원이 들고, 이미지 사용에도 제한이 있어 동일한 이미지를 반복해서 쓰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심의 대상이 아닌 정보성 콘텐츠로 운영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담당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고, 이 때문에 병원 간 상호 신고가 잦아지고 있다. 경쟁 병원끼리 조금이라도 규정을 벗어난 광고를 발견하면 곧바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제도가 강화된 만큼 의료광고에 대한 관리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세부 기준과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병원장을 만났다. 좋은 인연도 있었고 뜻밖의 경험도 있었다. 어느 날 한 원장이 “매출이 계속 올라 환자 응대와 운영이 벅찰 정도”라고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곧 우리가 진행한 마케팅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뜻이었기에, 깊은 보람을 느꼈다.

또 다른 원장은 홈페이지 기획을 맡긴 뒤 결과물을 보고 “이 대표님의 기획은 끝내준다. 말만 하면 척척 만들어 내시니 대단하다”라고 평가했다. 나의 기획력이 병원의 브랜드와 매출로 연결된다는 점을 인정받은 말이었다.

물론 모든 길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 대량 저품질 사태로 하루 만에 약 2억 원의 손실을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위기를 끝내 버텨내고 다시 회사를 세워낸 경험은 지금까지 회사를 끌고 가는 힘이 되고 있다. 위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버텨내는 끈기, 그리고 병원의 성과를 현실로 연결하는 기획력. 이것이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Q. 병원들이 기획력을 높이 평가하는데, 그 차별점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보나.

나는 새로운 것을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보다, 병원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 진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홈페이지나 콘텐츠를 만들 때는 원장과 긴 대화를 나눈다. 병원에서 어떤 진료를 하고 있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은 무엇인지, 시술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낸다.

그 과정에서 환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병원의 전문성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든다. 원장에게서 받은 사진, 강연 자료, 치료 기록 같은 작은 자료도 모두 재료가 된다. 이렇게 모은 것을 통해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과 병원의 강점을 드러내는 메시지를 정리하면서 홈페이지 기획을 완성한다.

Q.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에 관한 생각이 궁금하다.

최근 경기 침체로 병원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이전에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겨울 성수기에 매출이 집중돼 12월부터 3월까지는 원장들과 연락조차 어려울 만큼 바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그런 시기는 사라졌고, 지금은 병원들이 생존을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가 강화되면서 대부분의 매체 광고가 심의를 통과해야 하고, 병원 간 신고가 늘어나면서 마케팅 업무는 더 까다로워졌다. 광고 규제가 까다로워졌지만, 엘메드의 강점은 기획력과 안정성이다. 병원의 자원을 환자 눈높이에 맞게 정리해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 규제가 강화돼도 흔들리지 않는다. 단발성 광고보다 지속 가능한 관계에 집중해 온 덕분에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경쟁력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회사 운영 계획은 무엇인가.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은퇴 이후의 계획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회사를 직원들에게 물려주는 일이다. 이 회사에서 함께 성장한 직원이 주인이 되어 회사를 이어가기를 원한다. 내가 큰 보상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함께 일한 사람들이 그 안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지켜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