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와 소비 성격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자동차용품 시장은 격랑의 한가운데에 놓였다. 소비자는 브랜드 이름보다 가격과 후기를 먼저 살피고, 직접 구매하던 제품도 온라인에서 고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외 플랫폼에서 배송 기간만 감수하면 매우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상품도 많아져 시장 질서 자체가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국내 자동차용품 업체에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기존 가격 질서가 흔들리고, 품질로 경쟁해 온 기업들도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는 시장을 지키기 어렵다.

유비오토는 40년 동안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가치를 고수하며, 품질과 신뢰를 쌓아왔다. 유철상 대표가 청년 시절부터 일궈온 성실함과 꾸준함은 그의 경영철학에 그대로 묻어난다. 그는 사람 간의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고, 거래처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먼저 고민한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은 그만큼 엄격하게 관리해 왔다.

이렇게 유비오토는 변동이 큰 시장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버텨 왔다. 최근에는 신제품에 힘을 쏟고 있으며, 해외 박람회를 통해 수출 기회를 넓히는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유철상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철상 유비오토 대표. 지난 40년간 자동차용품 시장에서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켜왔다. 중국산제품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변화 속에서도,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하며 국내외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 양해원 기자]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젊은 시절 신발 제조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장님에게 성실함을 인정받아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 업무를 맡았다. 야근과 설비 점검, 공정 재배치까지 직접 손보고 본사 긴급 주문을 밤중에도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생산량을 하루 140~200족에서 1,400족까지 올렸다. 3만족 대량 주문까지 수주해 관리 능력을 높였고, 당시 본사의 33개 협력사 가운데 최하위였던 공장을 1등으로 성장시켰다.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퇴근길에 감사 인사를 건넬 만큼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유대가 성과에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중반 봉제 산업이 중국으로 이동하던 시기에 고무공장으로 이직해 품질관리와 영업을 맡았다. 그곳에서 대기업 납품 구조를 경험했다. 이후 자동차 매트 네트워크를 넓혀 월평균 3만 대씩 생산 출고하여 국내 신차시장의 60%를 달성했으며, 1996년에는 코오롱으로부터 전국 총판 제안을 받아 유비통상을 설립했다. 항상 전국 총판 중 매출 1위였다.

다양한 현장에서 생산, 품질, 영업을 모두 경험한 과정이 일의 기준이 됐다. 약속을 지키는 거래, 출고 품질선 유지, 긴급 물량 처리, 재고 리스크 최소화 같은 신념이 생겼다.

Q. 현재 주요 비즈니스와 제품 포트폴리오는.

자동차용품 제조와 도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생산은 자체 공정과 외주를 함께 운영하며, 생산·창고·온라인 부문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현재 취급 품목은 1만여 가지가 넘고, 그중 자동차 매트가 수요가 가장 크다. 내부 조사 기준 시장 점유율은 약 60%로 추정된다. 초기에는 자동차 매트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와이퍼와 핸들커버, 먼지털이개, 실내용 액세서리,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무선 충전 거치대, 블랙박스, 네비 전자 제품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 품목을 다양하게 운용하면서, 계절 변화에 따라 스노우체인까지 취급하면서 매출의 쏠릴 위험을 줄였다.

Q.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회사의 모토는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다. 계약서에 찍힌 도장뿐 아니라, 말로 한 약속도 같은 무게로 받아들인다. 거래처와 한 번 믿음을 쌓으면 관계를 쉽게 바꾸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다. 과거 고무공장 영업부에서 일했을 때, 한 거래처가 부도 위험에 놓였던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영업하고 수금한 곳이니 내가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직접 정산을 처리한 적이 있다. 규모가 큰 업체보다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결제가 분명한 작은 업체와의 거래가 오히려 더 안정적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신뢰를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Q. 현재 시장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되는지.

중국산 제품이 주된 경쟁 상대다. 유비오토 제품은 대부분 국내 생산이고, 필요한 경우는 중국 OEM을 사용하되, 불량률을 제로에 가깝게 관리한다. 예전에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에서 하자가 발견된 적이 있다. 그때 거래처에 전수 검사와 재제작을 요구해 기준을 분명히 한 일이 있다. 우리는 자동차용품 종류가 다양해서, 도소매상이 필요한 물건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다. 고가 브랜드는 광고비가 제품값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만, 유비오토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격 대비 품질이 더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유비오토 직원들이 자동차용품 재봉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유철상 대표가 40년간 지켜온 ‘약속을 지키는 거래’의 가치는 현장의 높은 숙련도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이어지며, 고객과의 신뢰를 지탱하고 있다. [사진=유비오토 / 양해원 기자]


Q. 선보이는 ‘쌍거미체인’은 어떤 특징이 있나.

1톤 택배차 같은 복륜 차량용 체인을 우레탄 재질로 만드는 제품이다. 금속 코팅이 벗겨지면서 생기던 녹 문제를 줄였고, 오래 버틴다는 점이 강점이다. 체인은 상시 장착이 아니어서 사용 패턴을 고려하면 수명이 길다. 관련 특허를 준비해 출원했고, 올겨울까지 기존 재고를 소화한 뒤 내년부터 업그레이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Q. 수출 현황과 과제는 무엇인가.

러시아, 인도, 일본, 베트남 등으로 수출해 왔으며, 현재는 베트남 비중이 크다. 베트남에는 유비오토 상표를 등록했고, 현지 온라인 판매 경로도 마련했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인해 판매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쌍거미 체인 제품이 출시되면 해외 전시회 참여로 다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Q. 최근 업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테무, 알리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만으로는 승부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래서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 거래처와의 협력관계를 지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 또 제품 종류를 꾸준히 늘리고, 특정 계절이나 차종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제품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Q. 향후 로드맵은.

회사는 오래 함께 일한 직원들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부사장으로 있는 큰아들이 경영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아들은 자동차 정비학원과 공업사 현장을 거쳤고, 지난 20년간 회사의 영업과 관리까지 전 영역을 경험했다. 앞으로 독립적인 역할을 맡길 기회가 오면 자연스럽게 넘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