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이즈, GMSC 베트남 편 열띤 토크쇼 진행 - 로인라이프 김형석 대표

정명준 승인 2024.10.30 10:52 의견 0

지난 수요일 리브라이즈의 GMSC(Global Members Social Club)에서는 베트남 편 모임을 진행했다. 이날의 연사로는 베트남 현지에서 비자와 마케팅 관련 사업을 전개했던 김형석 대표가 참석하였다.

현재 동남아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 관심이 많은 회원은 김형석 대표와의 열띤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현지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와 베트남 문화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는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저는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과 사업을 많이 했는데, 정치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7살에 군대를 다녀온 후 ‘정계에 입문하는 것이 쉽지 않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그런데 제게 멘토 역할을 해주신 분이 “꿈을 잃지 말고 계속 노력해라. 향후 10년 안에 정치나 사업, 이민 쪽에서 베트남이 중심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베트남은 다문화가정이나 국제결혼과 관련된 이미지가 강했어요. 비자 문제도 큰 부분이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젊어서 돈을 벌고 일찍 은퇴하려는 문화가 강하거든요. 또, 가족 간 유대가 끈끈해서 한국에 시집온 가족을 따라 다른 가족들도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불법 서류 문제도 많았고요.

불법 서류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비자 심사 시 지역별로 점수가 다른데,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는 만점에 가깝고, 다낭도 거의 만점입니다. 반면 응이안이나 하띵처럼 불법 체류율이 높은 지역들은 점수가 낮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예 출생지를 숨기고 신분을 세탁하는 경우도 많죠. 베트남은 아직 전산화가 되지 않아 성적표 같은 서류도 위조가 쉬워요. 그 과정에서 뒷돈이 많이 오가다 보니 비자 발급 비용이 거의 1만 6천 달러, 한화로 2천만 원 정도 들기도 했죠.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류 위조를 근절하고, 정말 한국에 올 의지가 있는 학생들만 받을 계획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비용도 10분의 1로 낮췄어요.

비자 업무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처음에는 저도 비자 업무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한국에서 하던 마케팅 일을 들고 갔어요. 그러다 코트라 쪽에 지인이 연결해주셔서 베트남 공공기관과 한국기관 간의 시연회 등을 진행하는 마케팅 사업을 병행했죠. 그러다가 비자 사업이 잘 풀려서 나중엔 비자 쪽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베트남에서 하노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호치민이 비즈니스 중심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당시에 연고가 있어서라기보다 하노이가 수도이다 보니 상업 기반을 갖추기에 유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노이에 본점을 두면 분점 확장이 용이해요. 호치민에서 같은 사업을 하면 비용과 노력이 더 많이 듭니다.

베트남에 가시면서 지역 선택이나 다른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한국에서는 비자에 필요한 서류나 과정을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서류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것부터가 큰 어려움이에요. 베트남 사람들에게 비자 서류 준비를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현지 베트남인을 사업에 참여시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베트남에 오래 계셨는데, 베트남의 특이한 문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베트남은 여성들의 생활력이 매우 강합니다. 전쟁을 많이 겪은 탓인지 생존에 대한 욕구가 강해요. 한국에서는 주로 남성들이 하는 건설현장이나 환경 미화 같은 일도 베트남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합니다. 이들의 강한 생활력이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유학원 운영 경험으로 보면 학생들이 한국에 유학을 와서 배운 것을 통해 성공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벌고 싶다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의 꿈은 빠른 은퇴고, 평생직장 개념이 아예 없어요. 그래서 단기간에 바짝 일하고 필요 없으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직원 관리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해 비즈니스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제가 처음 갔을 때 불법 서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베트남은 아직 전산화가 안 되어 있고 신용카드를 못 쓰는 곳도 많아 서류 위조가 쉬워요. 예를 들어 베트남 친구가 한국에 이력서를 낼 때 교수 자격증이나 학위를 허위 기재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런 걸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생활 습관처럼 여겨요. 또한, 횡령 같은 일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유학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른 유학원에 우리 학생을 보내고 커미션을 받는 식이죠.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은 근속 개념이 없어요. 예를 들어, 베트남의 설 명절 ‘떼시’ 때가 되면 대부분이 한 달 가까이 쉬는데, 이후에 회사를 아예 그만두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얘기만 들어도 베트남에서의 사업이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데, 반대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베트남 사람들은 일은 정말 잘해요. 주 6일제로 일하는 곳이 아직 많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돈을 벌려는 경향이 있어서 투잡, 쓰리잡을 뛰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그리고 베트남은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의 베트남은 한국의 60~70년대 같아서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나라입니다. 가족 중심적인 문화도 강해 고향을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죠. 이런 이들이 도시에 모이면 앞으로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베트남에서 사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문화적 차이가 크게 작용합니다. 베트남에서는 나이를 존중하지만 직급에 대한 존중은 없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에서 호칭이 형, 누나, 언니, 오빠로 불리는데, 한국인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문화입니다. 직원과 친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거리감을 두면 자존심이 상해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코로나 시기에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반미가 아침으로 제공됐을 때 한국인들이 불만을 표현해 큰 반발이 있었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특정 문화나 관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이를 존중하지 않으면 반한 감정이 생기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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