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해피트리요양원’은 ‘편안하고 안전하게’, ‘재미있고 맛있게’, ‘지역사회와 함께’라는 비전으로 15년째 어르신들과 가족, 직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사계절 돌봄과 농업 활동을 결합한 케어팜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정서적, 신체적 치유를 경험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공자 대표 원장과 70여 명의 직원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존중하고 어르신들의 삶 속에서 ‘존엄’이라는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장공자 대표 원장과 특별한 공간에 담긴 이야기와 비전을 나누었다.

남양주해피트리요양원 장공자 원장은 어르신들과 가족, 직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는 사명감으로 15년째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남양주시 평내동에 있는 전국 유일의 케어팜 요양원인 남양주 해피트리요양원과 치매 전담 요양원인 늘사랑실버케어센터, 해피트리 주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주야간보호센터와 요양시설에서 100여 명의 어르신과 7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하며, 15년째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Q. 요양원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두 살 위 지적 장애 1급 오빠를 어릴 적부터 돌보며 살아왔다. 어느 날 요양원에 계신 친구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요양원이 부모님과 오빠를 동시에 돌보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생각이 계기가 되어 요양원 사업을 시작했다.

남양주 해피트리요양원 내 케어팜은 사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농작물과 꽃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르신들은 계절의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사진=해피트리요양원]


Q. 하루일과를 어떻게 보내나.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약 50분간 큐티와 요가를 한다. 출근하여 동일 건물 내 위치한 2층, 6층, 10층의 세 개의 시설을 라운딩하며, 모든 어르신 및 직원들과 아침 인사를 나눈 뒤, 기관별로 중요한 내용을 보고받고 필요한 업무지시를 한다. 전반적인 체크가 끝나면 케어팜 활동을 통해 여기저기 심긴 각종 꽃과 농작물들을 돌아보고,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에는 첼로와 플루트를 연습한다. 10여 년째 갈고닦은 솜씨로 어르신 생신 잔치나 어버이날 행사 등 각종 행사에서 연주를 들려드린다. 지금은 요양원 직원들과 함께 ‘행복한 동행’이라는 연주동아리를 만들어 사회적약자를 위한 행사나 어르신들 관련한 공공기관 등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약 2시간 정도 운동을 하거나 악기 연습을 하고, 50분 정도 독서하고 하루를 감사로 마무리한다.

Q. ‘주야간보호센터’와 ‘요양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주야간보호센터는 유치원처럼 어르신들을 아침에 모시고 와서, 인지활동이나 여가활동 등 식사 및 여러 가지 활동 등을 하며 돌보다가 저녁에 다시 집으로 모셔다드린다. 주야간보호센터의 장점은 어르신이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낮 동안 필요한 돌봄과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기에 보호자는 안심하고 일을 할수 있으며,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시설은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이 24시간 요양원에 상주하며 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받는 형태이다.

Q. ‘케어팜 요양원’이란 무엇인가.

케어팜 요양원은 어르신들이 농작물 재배와 원예 활동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적인 치유를 받는 곳이다. 이 개념은 8년 전 북유럽 요양시설을 방문하면서 벤치마킹한 것으로,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는 요양원과 농장이 결합해 어르신들이 자연과 함께 생활하며 치유를 받고 있다. 이를 해피트리 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에 적용하여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

계절에 따라 어르신들이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절기별 일정을 세워 진행하며, 감자, 고추, 호박, 오이, 상추 등 본인이 심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이 활동은 워커를 이용하는 어르신뿐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어르신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화단을 직접 제작하였다.

어르신들이 수시로 정원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산책하며 고추나 상추를 따기도 하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며, 우울증을 예방하고 자존감을 향상한다. 또한 사계절에 따라 농작물을 심고 가꾸며, 꽃을 기르는 과정은 인지 활동을 촉진하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기억력을 자극하여 어르신들의 인지능력을 향상한다.

남양주 해피트리요양원은 케어팜 요양원으로, 어르신들이 사계절 돌봄과 농업 활동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정서적, 신체적 치유를 경험하고 있다. [사진=해피트리요양원]

케어팜 활동은 어르신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농작물 재배 등 활동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이로 인해 인지 능력이 자극된다. 신체적 활동과 성취감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며, 안정감을 제공한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신사업 ‘해피트리 실버 빌리지’는 어떤 시설로 계획하고 있나.

내가 꿈꾸는 노인시설은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하며 따뜻한 소통과 즐거움으로 노후를 보내는 공동체이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나누며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노년을 보낸다면 무엇보다 노년의 삶이 의미 있을 것이다.

노인복지주택과 요양시설 및 주야간 보호 어르신들은 물론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나 파크골프장, 아카데미 등을 운영함으로써 자립 준비 청년, 장애인,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며, 누구나 나이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것이다.

15년간 요양시설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끝까지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가고픈 요양원을 그려보았다.

첫째,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친구와 함께하는 삶은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친구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얘기하며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둘째,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을 수 있는 1인실, 개인의 취미와 흥미에 따라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 등 늙고 몸이 불편해져도 끝까지 자존감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다.

실버노인주택, 데이케어센터, 요양시설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배우자와 함께하지 못할 때, 친구와 함께 실버노인주택에 입주하여 의료와 돌봄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건강하게 지내다가, 점차 몸이 불편해지면 데이케어와 요양시설을 순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는 시대에, 젊은 날보다 긴 노년을 보다 재미있고 풍성하게 보낼 수 있는 해피트리 실버빌리지 공동체를 계획하고 있다.

Q. ‘블로그’와 ‘밴드’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자녀를 유치원에 보낸 부모가 자녀의 하루가 궁금한 것처럼, 어르신의 가족도 동일한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사진을 올려드린다. 처음에는 보호자들이 “우리 엄마 옷이 아니네”, “엄마가 사진에 보이지 않네” 등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하루 종일 엄마의 사진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어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며 계속 운영하고 있다.

Q. 요양원을 선택할 때 보호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요양원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밝고 개방적인 요양원인가를 보면 된다. 면회나 방문이 자유롭지 않은 폐쇄적인 요양원은 피해야 한다.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고 누워있는 어르신들에게 폐쇄적인 요양원은 감옥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요양시설에 계신 많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셨다. 폐쇄적인 시설에서 가족과 단절됨으로써 정서적으로 우울해지고, 그래서 식사도 잘 못 하게 되니 면역력이 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해피트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감염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평소와 동일 개방하고, 언제든지 면회를 허용했다. 그 결과, 100여 명의 어르신들 모두 건강을 잘 유지하며 지내고 있다. 요양시설은 보호자들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어르신들이 가족이나 사회와 분리되지 않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한 동행’은 해피트리요양원 직원들과 함께하는 연주 동아리로, 사회적 약자와 어르신들을 위한 재능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해피트리요양원]

Q. 15년간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직원들이 자기 일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일로 시작한 구성원들이 자신의 휴식 시간까지 기꺼이 반납하며 어르신들을 살뜰히 돌보는 등 어르신들을 진심으로 섬기고 존중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벅차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코로나가 처음 확산하던 2022년 1월,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시설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그때 우리 시설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집단 격리가 이루어졌다. 요양원 운영 12년 만에 느낀 자존심의 상처는 컸다. 한 명의 감염자로 인해 어르신 전체가 격리 조치를 받으면서 매일 가슴 졸이며 걱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추가 감염자 없이 10일 만에 모든 격리가 해제되었으며, 오히려 시청으로부터 감염관리를 잘한 모범사례로 칭찬을 받았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격리 조치를 당했을 때는 처음 겪는 상황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직원들과의 신뢰가 더욱 강화되었고, 감염관리 매뉴얼을 마련할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Q. 앞으로 요양시설의 산업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으로는 자기를 희생하던 노년 세대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베이비붐 세대, 액티브 시니어가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요양시설의 트렌드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다인실과 집단프로그램 중심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으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개인공간과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동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개인의 흥미와 능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기존의 시설은 공급자 중심으로 어르신을 관리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으며, 수익성이 높고 관리가 쉬운 획일화된 환경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제 어르신들은 획일화된 시설에서 일방적인 돌봄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 집과 같은 편안한 환경에서, 돌봄의 대상이 아닌 삶의 주체로서 소외되지 않고, 여전히 사회와 연결되며 자율적이고 존엄한 존재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인생의 목적은 ‘성장하고 나누는 것’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해피트리 실버 빌리지를 중심으로 사회적약자와 함께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