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평균 수명은 늘었지만, 노년의 삶의 질은 여전히 충분히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 요양 시설의 환경, 돌봄 인력의 과중한 부담, 보호자들의 불안은 모두 현재 진행형 과제다. 노년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동력, 실버케어 산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이 산업은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안정이 교차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실버케어플러스 송원경 대표는 요양원이 돌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 일을 시작했다. 식자재 유통부터 인력 관리, 마케팅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재가 통합 돌봄 브랜드 ‘케어스’, 요양원 알림장 앱 ‘실버트리’, 고령자 맞춤 여행상품 등 시니어와 그 가족을 위한 기획을 선보인다. 노년이 존중받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 산업의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 송원경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실버케어플러스 송원경 대표는 요양원이 돌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식자재·인력·마케팅까지 지원하는 통합 케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노년을 존중하며 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사진=실버케어플러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이 일을 시작한 계기는 요양원이 본래의 역할인 돌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핵심 업무를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부터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실버산업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요양원을 직접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위생 상태나 식사의 품질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 보호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차근차근 준비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요양원에는 어르신을 직접 돌보는 핵심 기능이 있고, 이를 받쳐 주는 여러 운영 업무가 있다. 하지만 많은 시설에서 돌봄 인력들이 식자재 수급, 마케팅, 인력 관리 같은 비핵심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정작 중요한 돌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실버케어플러스를 통해 이런 비핵심 기능을 체계 있고 정직한 서비스, 분명한 매뉴얼로 대신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요양원은 돌봄에 집중할 수 있고, 어르신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보호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Q. 하루는 보통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작은 습관 하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만큼 이 진심이 직원들에게도 닿아 함께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식당에서도 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서비스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흔히 하듯, 나도 그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특별히 바쁜 일이 없더라도 늘 회사에 정시에 출근하고, 가장 먼저 구성원들과 인사 나누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 우리는 더 성장해야 하는 기업이고, 열심히 나아가야 하는 기업이다. 평일에는 오로지 회사 업무에 집중하고, 사회복지사 강의와 공부는 주말에 집에서 병행하고 있다.

Q.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어야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 같은 기관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격증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실무에서 몇 년간 경력을 쌓아야 운영 자격이 주어진다. 우리는 실버산업의 토탈 케어 서비스를 하고 있으므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실무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주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큰 목표는 더 나은 서비스와 서비스를 받는 노인분들의 생활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직접 운영을 통해 변화를 가까이에서 확인하고 싶어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Q. 다양한 요양원을 보고 난 뒤, 실버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듣고 싶다.

요양원을 처음 둘러봤을 때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계시다는 점을 느꼈다.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시설 여건이나 서비스 수준에는 한계가 있었다. 위생이나 식사의 질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어르신과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때 이 산업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의 요양 시설을 보면 생활 환경이 훨씬 쾌적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가까운 나라의 좋은 사례를 보고 이 분야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Q. 현재 운영하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실버산업 운영 주체, 즉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요양병원, 실버타운이 필요로 하는 식자재 유통, 기장 대행, 마케팅 대행, 인력 공급, 환경 관리 등 토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은 운영 주체의 요청에 따라 대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해 선택지를 제안하고, 자사 소속 영양사가 식단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대리 발주까지 맡고 있다. 기장 대행, 인력 공급, 환경 관리 역시 기업 운영에 꼭 필요한 기능이지만, 각 기관에서 전담 인원을 두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 부분을 우리가 대신하여 효율적인 운영을 돕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마케팅 대행에 힘을 쏟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실버산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서비스도 다양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그래서 우리는 운영 주체를 더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한 포털 사이트 노출, SNS 영상 제작과 배포, 홈페이지와 블로그 관리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실버케어플러스’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요양원이 본래의 돌봄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핵심 업무를 대신 맡아주는 토탈 케어 서비스다. 예를 들어 식자재 유통의 경우, 운영 주체가 직접 식단을 짜고 필요한 양을 계산해 발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회사 내 영양사가 식단을 작성하고 필요한 식자재를 대리 발주해 드림으로써 운영자의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마케팅의 필요성이 커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설을 세우면 자연스럽게 입소자가 채워졌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시장이 확대됐고 경쟁도 심해졌다. 일부 지역은 총량제를 도입해 신규 설립을 막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입소 인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마케팅이 필수다.

우리는 시설을 홍보할 때 상위 노출만을 목표로 하는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라, 각 시설의 고유한 감정과 특징을 발견해 입소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홍보를 진행한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진 직원들이 많은 환경에서, 시설의 장점과 보호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균형 있게 담아낸 콘텐츠를 구성한다. 이런 방식이 우리가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Q. 주 고객층과 고객관리 방법이 있다면.

주요 고객층은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같은 시설의 원장과 시설장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영양사, 조리사 등 실버산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직군이다. 우리는 고객관리의 가치를 소통에서 찾는다. 요구 사항을 빠짐없이 듣고, 빠르게 반영하는 게 최우선이다.

모든 거래처에 전담 인원을 배치한다. 상담 내용은 기록으로 남기고, 같은 구성원이 직접 후속 연락까지 맡는다. 이전에 어떤 요청이 있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기억한 상태에서 다시 대하기 때문에 고객은 같은 이야기를 몇 번씩 더 반복할 필요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마련한 자사 매뉴얼로 고객과의 신뢰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Q. 마케팅 부문에서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그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나.

마케팅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마케팅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제약을 설정했다. 예를 들어 인천의 한 구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세 곳까지만 홍보를 진행한다. 같은 지역에서 과도하게 경쟁이 일어나면 시설 운영자와 보호자 모두가 불편을 겪게 되고, 서비스 품질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마케팅팀 실무자가 직접 시설을 방문하여 맞춤형 브랜드 컨설팅과 더불어 전략을 설명한다. 현장에서 왜 변화가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고객은 거래를 권유받았다는 느낌보다는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았다는 인상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이 부분이다.

Q. 프리미엄 통합 돌봄 서비스 ‘케어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

처음 센터를 열 때부터 전문 운영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경력이 있는 센터장을 영입해 운영을 맡겼고, 방문 요양 서비스를 빠르게 안착시켰다. 방문 목욕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대부분의 방문 목욕 차량이 트럭 탑차를 개조해 최소 기능만 갖춘 상태라는 점을 보고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느꼈다. 어르신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았다는 기분과 대접받았다는 만족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량을 직접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 차량에 ‘무빙스파(Moving Spa)’라는 이름을 붙였다. 움직이는 스파라는 이름처럼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스파 경험을 드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무빙스파의 제작을 캠핑카 제작업체에 맡겼지만, 그쪽은 인테리어나 외형에는 강점이 있었어도 환기, 냉난방, 배수 같은 기능 부분은 해결하지 못했다. 반년 정도 허비한 끝에 결국 협력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겉모습만 멀쩡한 차량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로봇 설계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직접 영입해 회사 내부에서 자체 개발을 시작했다. 지금은 하나씩 제작 과정을 밟아가며 완성 단계에 와 있고, 9월에는 첫 무빙스파 차량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가 1호 차, 2호 차, 3호 차까지 늘어나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Q.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실버트리’ 앱에 관해서 소개한다면.

사회복지시설과 보호자, 어르신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2020년쯤 예비 창업 패키지 사업에 선정되어 시작했다. 그때 실버트리라는 요양원 알림장 앱을 외주 제작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키즈노트 같은 모델이다.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

보호자들은 부모님이 요양원에서 무엇을 드셨는지, 어떤 프로그램이나 운동을 하셨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지만, 상용화까지는 발전이 더 필요하다. 처음엔 알림장 역할에서 시작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와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기업이 서비스 창구로 활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고령자 맞춤 여행상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노인을 나이로만 규정하는 것에 늘 의문이 있다. 실제로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인지에 어려움이 있거나 지병이 있거나 연로하신 경우가 많지만, 기준으로만 묶이는 노인 가운데는 여전히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분들이 많다. 나는 이분들이 적극적인 소비 주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를 가진 은퇴 세대가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원할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여행상품을 기획하게 되었다. 여행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영어 회화 같은 관심사를 접목해 손주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려 한다. 우리는 해외여행을 중점으로 준비하고 있고, 현재 회사 홈페이지 팝업에서도 관련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Q.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는 무엇인가.

한국은 2024년 12월을 기점으로 고령화율이 20.1%에 도달하면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 1,721만 명(33.5%), 2050년에는 2,218만 명(47.1%)으로 전망된다. 실버산업의 키워드는 소비로 이동했다. 근처 일본만 보더라도 고령자 산업 시장 규모가 약 1,000조 원에 이른다. 한국은 100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경제 규모를 보면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최근에는 초호화 실버타운이 주목받고 있지만, 내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조금 다르다. 생활 밀착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가 우선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Q.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우리의 핵심 가치는 체계와 매뉴얼, 지속 가능한 사업, 그리고 상생이다.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있지만, 기본은 분명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그것을 지키는 데 있다. 그렇게 해야 조직의 신뢰가 쌓인다고 믿는다. 기업으로서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성원들에게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하고, 앞으로 성장을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은 보통 사업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노년을 돌보고, 실버산업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눈앞의 이익만 좇는 방식은 맞지 않는다. 고객에게 필요한 도움을 드리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상생이다.

Q. 언젠가는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입장이 된다. 노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나는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의 방식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며, 그에 따른 행복은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누구도 노년의 삶을 비껴갈 수는 없다. 그래서 노년은 무엇보다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노년을 전적으로 자녀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가족의 보살핌이 중요한 분들도 계시지만, 나는 스스로 자립을 이루어 노년을 준비하고 싶다.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때부터 노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삶을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고, 그 자유가 있어야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같은 고령층이라도 개인의 건강 상태나 생활 성향에 따라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다르다. 그래서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실버산업이 발달한 나라의 사례를 참고하면서도, 한국 현실에 맞는 ‘K-요양’ 모델을 세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노년의 삶이 존중받고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이 목표를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알림장 기능을 담은 ‘실버트리’ 앱을 개발했고, 향후 기업용 서비스 창구 기능까지 겸한 실버산업 전용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케어스’ 재가센터의 방문 요양 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방문 목욕 서비스는 개발자와 함께 차량을 새로 제작해 9월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고령자 맞춤 여행상품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실버산업은 우리 모두의 미래와 직결된다. 누구도 노년을 피할 수 없으므로, 지금 준비하는 서비스가 결국 우리의 내일이 된다. 그래서 이 산업은 기업의 성장과 사회의 안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