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801은 브랜드와 디자인, 서비스까지 직접 기획해 기존 주유소와 확연히 다른 공간을 만들어냈다. 정유사 간판 대신 자체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유소의 이미지를 새롭게 정의했다. 주유뿐 아니라 카페, 세차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머무는 주유소’라는 새로운 공간이다. 앞으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래 기억되는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순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표는 약 10년 전 주유소 사업에 발을 들인 후 주유뿐 아니라 카페, 세차, 반려견 목욕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공간에 담은 문화복합 공간 로드 801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로드 801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약 10년 전 주유소 사업에 발을 들였다. 경험과 정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었고, 재개발 지역의 환지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직원들과 함께 매출을 끌어올리며 4년 만에 4배 성장을 달성했다. 보유 토지를 활용해 ‘로드 801’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문화복합형 주유소 운영에 나섰다. 이름은 주소인 801번지에서 따왔으며, 송도의 국제도시 이미지를 살려 영문 표기로 완성했다.
Q. 로드 801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주유뿐 아니라 카페, 세차, 반려견 목욕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공간에 담은 문화복합 주유소다. 약 8~9년 전부터 일본, 미국을 포함해 국내외 주유소와 세차장, 반려견 목욕시설, 카페를 두루 살펴보며 구상을 해왔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카페거리, 테라로사 등 유명 카페를 빠짐없이 방문했다. 건물 외관은 적벽돌로 마감했고, 셀프 세차장과 반려견 목욕시설, 카페를 함께 배치해 기존 주유소와 차별화했다. 업계에서 ‘싸게 짓고 싸게 팔아야 경쟁력이 있다’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네이밍부터 슬로건, 디자인까지 직접 만들었고 정유사 간판 대신 자체브랜드를 걸었다.
로드 801의 테라스는 시야가 확 트인 야외 공간으로, BBQ를 즐기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로드 801에는 이색적인 ‘셀프 라면 카페’가 있다. 고객들이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빠른 성장을 이룬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송도의 입지와 변화한 소비 성향에 맞춘 콘셉트가 주효했다. 과거에는 가격이 주유소 선택의 주요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시간과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이 많다.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주유와 세차, 카페 이용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고, 대기 시간을 줄이고 시설 이용의 편의를 높인 것이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재방문율이 높아지고, 지역 내 입지를 빠르게 확립할 수 있었다.
Q. 화성지점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화성을 선택한 이유는.
‘300’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전국 100개 지점을 100년간 운영하고, 마지막까지 남는 주유소 100곳 중 하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구 유입이 활발한 곳을 우선 검토했고, 그중 성장세가 큰 경기도 화성을 선택했다.
Q. 화성지점은 어떤 모습으로 조성될 예정인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최소 3시간 이상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지하 1,400평에는 셀프·손·디테일 세차장과 세차용품 매장, 세차 교육시설을 갖춘다. 1층은 기둥만 세워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필로티 구조로 설계해 10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하다. 2층 700평에는 카페, 베이커리, 미용실, 약국, 은행 등 생활 편의시설을 생각하고 있다. 가족이 각자 시간을 보내면서도 함께 식사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목표로 한다.
Q. ‘801 앱’을 직접 개발했다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주유소 업계는 가격 경쟁에 치우쳐 고객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에 주유, 세차, 카페 이용을 한 앱에서 예약·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쿠폰과 이벤트를 연계해 이용 편의도 높였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경영이다. 일부 사업자가 불법 영업을 통해 단가를 낮추면서,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법을 제정했다면 불법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정직하게 운영하는 사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업계 환경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주유소 산업은 전기차·수소차 보급 확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필수 인프라다. 그럼에도 ‘주유소는 높은 수익을 올린다’라는 오해로 불필요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알뜰주유소 제도와 대형 주유소의 원가 이하 판매로 영세 주유소의 경영 환경은 더 악화했다. 형식적인 혁신보다 안전과 차별화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Q. 운영 중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인가.
5년 전 봄, 반려견 진드기 예방을 위해 ‘셀프 펫 목욕’ 서비스를 선보였었다. 배수 시설 문제로, 하수구가 자주 막히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운영을 중단했지만, 재도입을 바라는 고객들의 요청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로드 801의 김종순 대표는 주유소 수가 줄어드는 미래에도 개성 있는 주유소로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송도에 이어 화성지점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화성지점을 성공적으로 열고, 장기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설립해 기부하는 것이 꿈이다. 300명 이상 고용을 창출하고, 가족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다. 우리가 주유소 산업에 개성과 다양성을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주유소 수가 줄어드는 미래에도 개성 있는 주유소로 자리매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