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진심이 만든 관계가 그 길을 끝까지 걷게 한다. 서로를 믿는 마음이 없으면 어떤 플랫폼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AG-ENT는 크리에이터를 함께 성장하는 동료이자 친구로 본다.

김선휘 대표는 매니징을 ‘진심을 나누는 일’로 정의하며, 85명의 전속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그 이상의 영향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선휘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선휘 대표이사는 강성준 운영이사와 함께 85명의 크리에이터가 소속된 MCN 기업 AG-ENT를 이끌고 있다. AG-ENT는 크리에이터의 꿈을 현실로 이루고,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내 사람들을 지키고, 돕기 위해서는 막연하게 큰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결심으로 중국 유학을 떠났고, 이후 해외무역, 마케팅, 브랜드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다.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크리에이터 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매니저 역할이 나와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고,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며 협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 이 길이 내 일이라고 느꼈다. 크리에이터가 꿈을 실현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하게 되었다.

Q. AG-ENT의 주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AG-ENT는 MCN 기업이자 크리에이터 브랜드 사업을 운영한다. 콘텐츠 IP화, 커머스, 브랜드 협업, 굿즈 출시, 자체브랜드 제품 판매와 음원 마케팅 플랫폼 운영 준비까지 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시장에서 독립된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Q. 설립 이후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함께하는 크리에이터가 약 85명으로, 전속 크리에이터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매출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했으며, 크리에이터들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갔다. 서로의 신뢰와 팀워크가 성장의 원동력이다.

Q. MCN 기업이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MCN(Multi Channel Network)은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와 협력해 콘텐츠 제작과 채널 운영, 광고와 브랜드 협업을 지원하는 회사다. 기획 단계부터 촬영, 편집, 유통까지 전 과정을 맡고, 데이터 분석과 팬덤 관리로 채널 운영 효율을 높인다. 광고 계약 유치뿐 아니라 굿즈 제작, 오프라인 이벤트, 커머스 연계도 맡는다. 저작권 보호와 수익 분배를 관리하고, 채널 성장에 필요한 교차 홍보, SEO 최적화, 팬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한다. 우리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다.

Q. 전속 크리에이터 캐스팅에 기준이 있나.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하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 잠재력이 있는지, 수익화가 가능한지도 함께 판단한다. 협업했을 때 서로에게 수익과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여기에 더해 콘텐츠의 개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우리와 장기적으로 함께할 의지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단기 성과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료를 찾는다.

Q. 전속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컨설팅을 제공하고, 광고 영업을 진행한다. 변호사와 세무사를 연결해 법적 지원과 세무 관리까지 돕고 있다. 경영지원실에서는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관련 정책 및 정보의 새로운 이슈를 빠르게 전달하고, 전략지원실과 콘텐츠사업부를 통해 상황에 따라 기획, 촬영, 편집을 지원한다. 콘텐츠는 넘쳐나고,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브랜드는 수치에 집중하고, 플랫폼은 수익화를 위해 끊임없이 정책을 바꾸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크리에이터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 그래서 효율적인 수익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고, 크리에이터가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Q. 크리에이터와 자주 소통하는 편인가.

크리에이터와 자주 만난다. 이들은 동료이면서도 친구이기에, 일상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가능하면 식사를 함께하고,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운동이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같이하며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특히 봉사활동은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콘텐츠 아이디어를 얻으며, 함께 성취감을 나누는 계기가 된다.

Q. 이런 친밀감이 결과물에도 좋은 영향을 주나.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본다. 친밀함이 쌓이면 크리에이터가 사소한 고민부터 중요한 결정까지 편하게 이야기하게 되고, 서로의 이해도가 높아져 협업 과정이 한결 매끄러워진다. 이렇게 쌓인 신뢰는 촬영이나 기획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창의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친해지는 것도 각자의 성향과 속도에 맞아야 한다. 모든 친밀감이 같은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기에, 서로가 편안함을 느낄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Q.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크리에이터가 다른 회사를 고민할 때는 어떻게 하나.

크리에이터가 다른 회사를 고려할 때, 더 잘 맞는 곳이거나 우리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함께 고민하고 다음 회사를 추천한다. 경쟁사라도 그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할 수 있다면 보내야 한다. 우리와의 경험이 최선일 수 있지만, 때로는 다른 환경에서의 도전이 더 큰 성장을 줄 수 있고, 지금 당장은 우리보다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회사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의 생존, 즉 성장과 활동이 최우선이기에 억지로 붙잡지 않는다. 대신 1년 뒤에 다시 돌아와 달라고 하며, 그만큼 우리도 성장해 있겠다고 약속한다. 업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관계를 나쁘게 할 이유는 없다. 아쉽지만, 크리에이터의 생존을 위해서는 그들의 입장을 함께 고민하고 판단을 돕는 것이 옳다.

Q. 인플루언서와 팬 사이의 소통은 어떻게 지원하나.

팬덤이 탄탄해야 크리에이터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 플랫폼 정책이 빠르게 바뀌고, 콘텐츠와 크리에이터가 쏟아지는 지금, 브랜드는 인지도보다 구매 전환 수치를 우선한다. 이럴수록 크리에이터가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갈 힘은 팬덤에서 나온다. 크리에이터를 오래 지켜봐 주는 사람들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정성과 시간을 들인다. 이런 노력이 결국 크리에이터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Q. 광고 계약은 어떻게 이뤄지나.

처음엔 크리에이터를 통해 들어온 문의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회사가 직접 성사시키는 광고 계약이 더 많아졌다. 한 번 연결된 광고주와 대행사에는 주기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며 관계를 단단히 한다. 크고 작은 문의가 섞여 들어오지만, 성과 가능성이 낮더라도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모두 기회이기 때문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답장을 보내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설득을 이어간다. 이런 꾸준함이 광고주 네트워크를 키운 힘이다.

Q. 주 고객층과 고객 관리 방식이 궁금하다.

AG-ENT의 고객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두 부류다. 고객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팩트에 기반한 분석과 신뢰를 쌓는 꾸준한 소통이다. 크리에이터, 매니저, 브랜드 담당자 모두 사람이기에 수치와 데이터로만 대하지 않는다.

‘시원한 커피와 따뜻한 격려를 건네며 진심을 전한다’는 비유가 어울린다. 차가운 분석과 따뜻한 응원, 그리고 진심이 함께한다면 고객이 감동하고 만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노력이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이어진다.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Q. 중국과의 MOU 체결 이후 어떤 기회가 생겼으며, 유학 경험이 그 과정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

중국 미디어 기업과 MOU를 맺은 뒤, 우리 크리에이터와 협업하고 싶다는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전용 채널을 개설해 영상을 대행 운영하고 있다. 중국 유학 경험 덕분에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유학 시절 체감한 시장 규모와 한국 문화·제품의 경쟁력이 현재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Q.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한 크리에이터는 재계약 조건에 내가 없으면 연장 계약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만 보고 회사에 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분도 있었다. 수많은 성과보다 이런 진심 어린 말들이 큰 힘이 된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마다 그 말을 해 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버틴다. 크리에이터를 상하관계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 바람을 강요하지 않고, 온전히 지지하는 마음으로 함께한다.

Q.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안도감에 머물지 않고, 다른 회사들의 지표를 보며 냉정하게 비교한다. 언제든 뒤처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나아가려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 크리에이터 커머스 인프라 구축, 브랜드 공동 IP 개발, 팬덤 대상 콘텐츠 유통과 수익화를 위한 AI 프로젝트, 크리에이터·매니저 전용 ERP 앱 개발을 진행 중이다. ERP는 광고 수익과 성장 추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AI 프로젝트 매니저는 채널 운영에 AI를 접목해 창작자가 제작에 집중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AG-ENT 전속 크리에이터만이 누릴 수 있는 전용 서비스를 마련하고, 크리에이터, 브랜드, 팬덤이 함께 성장하는 사업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오래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