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온은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이다. 초음파 특허 기술로 살균 약제를 나노 단위로 기화해 잔류가 남지 않게 하고, 수돗물을 전기 분해해 살균 버블수를 생성하는 기술로 방역 기술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항공기라는 특수 공간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며 기내 소독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그린온이 개발한 ‘오염 지수 판단 장치·판단 방법’ 특허는 2023년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자동 방역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장비는 환경과 위생 관리의 변화를 이끌었다. 기술력은 조달청 혁신 제품과 특허청 우수 발명품으로 선정되며 공신력도 확보했다. IoT와 AI를 결합한 스마트 방역 플랫폼을 구축해 예측과 예방,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현하며 방역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조봉제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그린온 조봉제 대표. 그린온은 초음파 기화 기술을 활용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등 국내 입항 항공기의 기내 소독을 맡고 있다. 조봉제 대표는 환경과 위생을 하나로 통합한 스마트 공기질 개선, 감염 예방, 해충 방역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 한주희 기자]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일찍부터 정해진 틀에 맞춰야 하는 직장생활보다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일이 더 맞는다고 생각했다. 사회 초년생 시절, 현대자동차연구소에서 기계설계 디자인 업무를 6개월간 경험이 유일한 직장생활이었다. 그 이후로 금형 납품 사업을 거쳐 2012년 그린온을 설립했다.

에너지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초음파 기화 기술이 공간방역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항공기 기내 소독에 적용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입국 항공기의 해충 문제 해결책을 찾던 대한항공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면서 사업화가 현실이 될 수 있었다.

Q. 그린온의 핵심 분야는 무엇인가.

그린온의 핵심은 초음파 기화 기술을 활용한 항공기 기내 소독이다. 대한항공, 진에어를 비롯한 15개 외국 항공사와 협력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에는 IoT·AI 기반의 환경·위생 제품 개발에도 집중해 왔다. 주요 제품으로는 공기청정제균기, 해충 살균 소독기, 스마트 기화 소독기, 방역 로봇 등이 있으며, 공공기관, 음식점, 미용실, 요양병원, 스마트팜, 대형 급식소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되고 있다. 해충 방제 서비스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식품 공장, 의료 시설 등으로 확장되었고, 박물관과 사찰 같은 특수 시설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개발된 제품은 조달을 통해 정부, 공공기관, 소상공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Q. 그린온이 개발한 기술력의 차별점은.

스마트 공간 해충 살균기는 특허청 우수 발명품이고, 조달청 혁신 제품이다. 그린온이 개발하는 대부분 환경 및 위생제품은 IoT 기반으로 구축되어 현장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미세먼지, 식중독지수, 유해가스, 온도와 습도 등을 기반으로 예측과 예방이 가능하며, 발생 즉시 자동 방역이 이뤄지는 스마트 방역 플랫폼으로 설계되어 있다.

초음파 기화 방역 특허 기술은 살충 약품을 상온에서 공기보다 가벼운 나노입자로 분사하는 기술이다. 살충제 기화 분사 공기보다 가벼운, 연속 다중 초음파를 이용하여 방역약품(살충제)을 공기보다 가벼운 극 초미립자(0.1 ~ 0.3μm) 상태로 기화하는 방식으로 식품, 기물 등에 잔류물이 발생하지 않는 기술이다. 어떤 표면에도 약제 잔류가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으며, 공간 해충 방역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수돗물을 전기 분해하여 살균 버블수(OH, HOCL, O2)를 생성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하는 바이러스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데 활용된다.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고,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그린온 조봉제 대표는 2023년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식중독 지수, 공기질 지수, 감기 가능 지수 등 다양한 오염 지수를 자동으로 분석해 감염을 예방하는 ‘오염 지수 판단 장치’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강소기업뉴스 / 한주희 기자]

Q. 그린온의 메인 비즈니스 모델이 항공기 기내 소독인데, 특히 항공기 공간방역에 탁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린온 기술이 항공기 공간방역에 탁월한 이유는 잔류가 없다는 점이다. 일반 살균 방식은 잔류가 남아 전자 장비, 종이, 섬유, 먹거리 등에 닿으면 농약 성분이 남거나 기물이 손상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은 살충제와 살균제를 공간에 분사해도 잔류가 전혀 남지 않는다. 입자가 나노 단위로 쪼개져 구석구석까지 침투하면서도 표면에 묻지 않는다. 일반 분무기는 약제가 바닥에 떨어져 잔류가 생기고 사각지대가 많지만, 우리 제품은 공간 전체를 균일하게 커버한다. 이 때문에 환기가 어려운 항공기 내부에서도 불검출 결과가 나왔다. 안전성은 대한항공과 인하대병원 식품안전연구센터의 공동 테스트를 통해 검증되었고, 관련 데이터로 입증되었다.

그린온 조봉제 대표와 블루터치 스마트 해충살균 소독기. 블루터치 스마트 해충살균 소독기는 실내 환경과 위생 지수를 365일 예측해 해충 방제, 살균 소독, 악취 제거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강소기업뉴스 / 한주희 기자]


Q. 항공기 말고도 다른 적용 사례가 있나.

항공기 외에도 제약공장, 물류 창고, 식품 공장, 곡물 창고, 박물관, 도서관 같은 시설에서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곡물에는 해충이 많지만 농약 잔류 우려 때문에 일반적인 방역 처리를 하기가 어렵다. 우리 기술은 잔류 문제를 남기지 않아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다. 책이나 종이가 많은 박물관, 독립기념관 같은 곳도 같은 이유로 효과적이다.

또 하나 중요한 시장이 음식점이다. 기존 외부 방역 업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소독하는 방식이었지만, 긴급 상황에는 즉각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는 장비를 렌탈 제공하고 상시 관리하기 때문에 음식점 입장에서는 공기청정기처럼 설치해 두고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비용도 합리적이고, 방제 효과도 확실하다. 항공기에서 검증된 기술을 식품 공장, 곡물 창고, 박물관, 음식점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다.

Q.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방역은 인력이 직접 투입되는 업종인데, 인건비가 계속 오르면 제한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사람 손을 쓰지 않고, 무인으로 해충 방제와 살균을 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 결과 개발한 장비가 보건복지부 신기술 인증을 받았고,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장비는 플랫폼화되어 있어 휴대폰으로 제어할 수 있고, 환경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환경위생기업들이 인건비 문제로 이런 장비가 필요했지만 내놓지 못했던 부분을 우리가 먼저 실현한 것이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나의 경영철학은 ‘사람이 자산이다, 구성원과 함께’이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구성원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기술 변화가 빠른 만큼 과거의 방식들을 유지해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직원들을 해외 연수에 참여시켜 시야를 넓히고, 직무 발명 제도로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내면 보상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초기부터 함께한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Q.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 중 하나는 3년간 대한항공과 공동연구를 이어온 끝에 항공기 기내 소독 용역서비스 정식 계약을 체결한 때다. 또 다른 하나는 업종을 전환해 공기청정과 제균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IoT 기반 공기청정제균기를 처음 출시했을 때다. 이 제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100대를 납품하면서 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성과도 있었다.

Q. 준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신개념 바이오 융복합 필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린온이 기술이전을 받아 융복합 필터로 기능을 보강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암모니아, 톨루엔, 폼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아세트산 등 5대 유해가스 제거는 물론, 기존 필터들이 처리하지 못했던 질소·황산화물(NOx, SOx),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와 같은 독성 유해가스 제거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차량, 산업현장, 공조 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실내 대기 오염물질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인체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신개념 바이오필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현재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될 경우, 2026년 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Q.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해외 진출은 이미 미국에서 시작했다. 직접 투자를 한 것은 아니고, 현지에서 회사를 설립해 우리가 특허를 이전하는 방식이다. 그린온은 지분과 로열티를 확보하고, 부품을 공급한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미국에서 직접 투자해 사업을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술 제공과 지분 참여로 진출했다. 올해 미국 법인이 설립됐고, 내년부터 조직을 꾸릴 계획이다. 미국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일본, 중국, 유럽으로 진출 계획이다.

Q.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앞으로는 항공기 소독 서비스 범위를 아시아나항공과 국내 출발 외국 항공사로 확대하고, 국제표준 등록을 통해 글로벌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항공기 소독 표준 매뉴얼을 확립해 글로벌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 고객관리 강화를 위해 도입한 CRM 시스템도 점차 정착시켜 효율적인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환경과 위생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공기질이 나쁘면 해충이 생기고, 해충이 있으면 환경 역시 나빠진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공기청정기와 위생 방역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우리는 두 영역을 하나로 통합해 센서와 AI로 예측하고, 그 데이터를 소비자와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스마트 방역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환경·위생 제품을 IoT 기반으로 개발해 왔으며,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관리자·사용자 기능, 보고 기능, 데이터분석, 예측 시스템, 소독 필증 발행, 소독신청 및 매칭까지 확장되어 스마트 방역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재 한주희 기자(epub@kangso.co.kr) | 박희수 편집국장(editseoul@kangs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