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염지란 닭에 잡내를 잡고, 육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이다. 간이 골고루 스며들어 조리 후에도 감칠맛이 난다. 대성푸드시스템은 매일 받은 생닭을 자체 개발한 염지제로 밑간한다. 손질된 닭은 거래처별로 원하는 사양에 맞춰 납품된다.

거래처의 요청은 다양해도 품질의 기준만큼은 늘 한결같다. 백현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성푸드시스템 백현수 대표는 푸드트럭 장사 경험을 계기로 닭 도소매·유통 기업 대성푸드시스템을 설립했다. 생닭 해체부터 밑간,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매일 신선하고 깨끗하게 가공된 닭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염지제를 통해 차별화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대성푸드시스템]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외삼촌이 푸드트럭에서 바비큐 닭을 판매하셨다.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장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가게를 하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닭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품질이 일정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좋고, 어떤 날은 상태가 달랐다. 신선한 닭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었다. 국내 육계 기업에 직접 문의했더니, 하루 판매량이 500~1,000마리 정도 되어야 직거래가 가능하다고 했다. 외숙모와 판매량을 합치면 그 정도는 충분했다. 그래서 직접 공장을 차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불만을 해결하려던 일이었는데, 직접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Q.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 같다.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아는 게 없었다. 무턱대고 시작했다. 잘될 때도 있었지만, 번 돈을 잃을 때도 있었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눈대중으로 보고, 어깨너머로 배웠다. 이렇게 부딪히고, 시도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Q. 현재 주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매일 도계장에서 신선한 생닭을 받아 절단하고 염지한다. 염지는 닭에 밑간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손질한 닭은 진공 포장이나 다른 형태로 포장해 납품한다. 거래처는 백화점, 식당, 군부대, 학교 급식 업체 등 닭을 쓰는 곳이다. 매일 신선한 닭을 직접 손질해 밑간한 상태로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일이다.

Q. 주 고객층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거래는 B2B와 B2C를 함께 진행한다. 기업 간 거래도 있고, 일반 소매 거래도 있다. 거래처는 시장 안 치킨집부터 백화점, 군부대, 학교 급식소, 관공서까지 다양하다.

영업은 여러 경로로 이뤄진다.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가 들어오기도 하고, 차량 래핑을 보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지인 소개나 소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 직접 찾아오는 고객도 있다.

Q. 고객관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맛이 제일 중요하다. 맛은 기본이다. 그다음이 가격이고, 그다음이 품질이다. 그래서 염지제를 직접 개발해 특허를 냈다. 이 단계에서 맛이 정해진다. 우리 닭을 써본 거래처는 다른 곳으로 갔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염지제를 팔 수 없냐는 문의도 있고, 같은 맛을 내달라는 요청도 있다.

Q. 염지제는 직접 개발한 건가.

직접 만들었다. 특허는 회사 명의로 등록했지만, 레시피는 내가 짰다. 소스 업체에 재료 비율과 맛의 기준을 정해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완성했다. 염지제의 특징은 매콤한 맛이다. 한입 먹으면 당기고, 잡내가 없으면서도 자꾸 생각난다. 맛이 강하고 오래 남는다. 염지된 닭은 닭볶음탕, 닭갈비, 닭꼬치, 닭강정 등 어떤 요리에 써도 잘 어울린다. 생닭으로 조리할 때보다 훨씬 맛이 깊다.

Q. 사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가격은 비슷해도 맛은 대성푸드시스템이 최고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불만이 생겨 다른 업체로 옮겼다가도 결국 다시 돌아오는 고객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염지제 하나는 제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맛 덕분에 10년 넘게 회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Q. 영업을 직접 한다고.

모든 첫 거래는 내가 직접 간다. 상담이나 문의가 들어오면 전부 나에게 연결된다. 하루에 통화가 백 건이 넘는다. 그걸 다 받으면서 고객의 성향과 단가, 요구사항을 파악해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사람마다 원하는 기준이 다르고, 닭 한 마리 차이로도 평가가 달라진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면 내가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야 정확하게 관리된다.

Q.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모든 일의 기준은 고객이다.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원하는 사양과 품질에 최대한 맞추려 한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확인하고, 문제를 생산팀에 전달해 즉시 개선한다. 필요하면 보상도 진행한다. 책임보험도 모두 들어 있다. 거래처가 있어야 우리도 있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Q. 업계 분위기는 요즘 어떤가.

최근 브라질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수입이 막혔다. 그 영향으로 국내 닭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금은 수입이 다시 가능해졌지만, 가격은 여전히 내려가지 않았다. 추석 이후에는 소비가 줄어 장사가 어렵다는 말이 많다. 예전에 닭을 해체하던 공장들이 부도나면서 많이 사라졌고, 그 영향으로 부분육 시장의 가격 변동이 심해졌다.

Q. 대성푸드시스템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다른 업체들은 해체된 닭을 받아 쓴다. 우리는 생닭을 직접 받아 해체와 가공을 모두 한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그래서 가격 경쟁력이 있고, 품질 관리도 더 철저히 할 수 있다. 해체부터 밑간,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진다. 유탕처리나 삶는 공정도 진행해 전자레인지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제품도 만든다. 소비자가 간단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은 온라인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은 아직 부담스럽지만, 식자재 플랫폼 ‘오더히어로’를 통해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우선 작은 플랫폼에서 경험을 가지고, 이후 대형 유통사로 진출할 계획이다. 매출 목표는 100억 원이다.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