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심 기업 아이엘미디어는 2020년 설립 후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치고 있다. 관리하는 전국 학교와 기관이 300곳을 넘는다. 고석윤 대표는 전 직장에서 방송 장비 조달 우수 제품 인증을 3건 이상 받았다. 1인 기술로 여러 차례 상용화한 사례는 드물다.
아이엘미디어가 맡는 일은 방송 통신 시스템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학교 강당에서 음향과 영상이 따로 움직여 불편할 때, 두 기능을 한 번에 다룰 수 있도록 통합한다. 여기에 LED 전광판과 CCTV까지 더해 설계 단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절차를 한 번에 책임지고 완성하는 턴키베이스로 구축한다. 고석윤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엘미디어 고석윤 대표. 그는 대우고등기술연구원 재직 이후 30년간 디지털 영상 및 음향 분야 기술을 연구, 개발해 왔다. 현재 방송·통신전문기업 아이엘미디어를 설립하여, 영상과 음향을 통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대우고등기술연구원 출신으로, 1995년부터 일을 시작했다. 이후 타 회사 기술연구소장으로 12년을 근무하며, 디지털 영상과 음향처리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때 국내 최초로 ‘3D AV 믹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허 취득과 조달 우수 제품 선정 노하우로 옥내외 LED 전광판 조달사업을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인텔리전트 빌딩 자동화 기업에서도 일했다. 여러 기능을 한 시스템 안에서 편하게 쓰도록 만드는 연구와 개발을 했다. 그때 기술이 방송 장비에도 그대로 연결된다고 느꼈다. 그 경험으로 통합방송시스템 분야에 뛰어들었다.
Q. 국내 최초로 ‘3D AV 믹서’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3D AV 믹서란 무엇인가.
3D AV 믹서는 말 그대로 오디오(Audio)와 비디오(Video)를 3D로 조화롭게 만드는 장비다. SBS, KBS, MBC 같은 주요 방송국들은 선거 방송이나 뉴스, 프로그램 개편이 있을 때마다 스튜디오를 자주 교체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D AV 믹서를 국산화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세트를 새로 꾸미지 않아도 가상 스튜디오를 구현할 수 있다. 사용자는 배경에 파란 크로마키 천을 설치하면 된다. 그 앞에 출연자가 서면 동영상 배경이나 3D 입체 세트가 실시간으로 합성돼 실제 제작한 세트에서 촬영한 것처럼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기존 방송 시스템은 오디오 믹서와 영상 믹서가 따로 있어 운영 인력이 최소 두 명 필요했다. 우리가 개발한 3D AV 믹서는 영상과 음향, 3D 합성, 자막 송출까지 한 장비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교나 기관에서 음향과 영상 시스템이 분리된 경우가 많아 하나로 만드는 기술이 필요했다. 국내 방송 업체 중에서 두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다룰 수 있는 SI 엔지니어링 기업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음향과 영상을 통합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Q. 주 고객층과 고객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주 고객층은 방송·통신 장비, 디스플레이, CCTV를 납품하고 설치한 학교와 기관들이다. 우리는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자 365일 24시간 A/S를 운영한다. 고객이 A/S나 행사 지원을 요청하면 서울과 경기 지역은 1시간 안에, 다른 지역은 24시간 안에 처리한다.
여러 기술팀 엔지니어를 갖춘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조달청 나라장터 ‘계약이행실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 평가에서는 일정과 설치 품질을 정확히 지켜 왔는지, 장비를 제때 설치했는지, 하자가 있었는지, A/S 처리 속도와 담당자 만족도까지 함께 평가된다.
Q. 운영하는 비즈니스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
우리 회사의 일은 LED 전광판, 지능형 CCTV, AV 방송·통신 통합이다. 먼저 옥내외 LED 전광판을 제작해 정부조달로 납품하고 있다. 과거 학교나 관공서에서 행사와 안내용 현수막을 무수히 사용해 폐기로 인한 부담이 컸는데, LED 전광판을 쓰면 이런 문제가 줄어든다. 텍스트와 사진, 영상까지 실시간으로 띄울 수 있고, 실내형과 실외형 전광판을 모두 제작할 수 있다. 천둥과 벼락, 지진 등에 대비한 인증 제품도 개발했다.
학교 폭력, 외부인 침입으로 인한 지능형 CCTV 구축도 늘었다. 기존 CCTV가 상황을 기록하는 장치였다면, 지능형 CCTV는 바로 감지해 경보와 관리자 알림까지 하는 장치다. 번호판 인식, 얼굴 인식, 위험물 감지 등 여러 기능이 합쳐져 사고 예방에 적합하다. 작년에는 서울 둔촌고, 올해는 서울 도성초 사업을 완료했다.
AV 방송·통신을 융합하는 사업과 함께 가장 먼저 시작했다. 제조사에 설치를 맡기면 공사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민원이 많아 상담부터 제작, 시공, 유지 관리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음향, 영상, LED 전광판, CCTV를 모두 연동해 한 시스템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엘미디어 고석윤 대표는 음향·영상 방송 시스템, LED 전광판, CCTV 등 전 분야에서 컨설팅·설계·제작·시공·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턴키베이스 사업을 필두로, 학교·공공기관 등 다양한 현장의 요구에 맞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진주시 주택관리공단 사옥 외벽에 우리가 개발한 LED 전광판을 처음 납품했다. 400인치 초대형 규모라 고속도로에서도 보일 만큼 컸고, 국내 여러 기관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다.
설치 후 2년이 넘도록 고장이나 A/S 요청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내구성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하남시청, 안양시청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그때 별도의 마케팅이 없어도 기술만으로 브랜드가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던 소중한 순간이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I의 시대다. 이제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한 대응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를 느끼면서 3년 전부터 LED 공장을 설립해 꾸준히 투자해 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앞으로는 디스플레이에 AI를 접목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방송 디스플레이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