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지㈜, 직역 보다는 현지화 된 번역 필요 “동영상 번역 툴 통해 언어·번역작가 데이터 수집 효율적으로 이룬다”

정율기 기자 승인 2023.01.16 11:48 의견 0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콘텐츠 번역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최근 ‘초월번역’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초월번역’은 직역보다 원문의 어감을 더 효과적으로 번역한 것을 의미한다. 이 ‘초월번역’을 오역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직역이 오역이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글로지㈜ 김호균 CTO는 “지금의 OTT 영상들은 하나의 문화로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단순 번역하게 되면 콘텐츠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예시로 “우리나라 최고 대학인 ‘서울대’를 원문 그대로 ‘서울대’라고 번역한다면, 외국인의 경우 서울대가 어떤 대학인지 정보가 부족하다.”라며 “서울대가 가진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 ‘옥스포드’, ‘MIT’ 대학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호균 CTO가 설명한 사례는 자동 번역이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자동 번역은 빠르고 합리적인 직역을 선보이지만 특정 문화권이 가진 뉘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직역은 합리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이를 잘못 활용하면 때론 오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김호균 CTO는 “자동 번역 시장에서도 언어 데이터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 번역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번역된 내용의 최종 검수 단계에서는 반드시 사람이 개입해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균 CTO는 “흔히 전문분야라는 말이 있듯이, OTT의 경우에도 어떤 콘텐츠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누가 번역을 맡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물을 번역해야 하는데 이를 게임을 전혀 모르는 번역가가 맡으면 오역을 남발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라며 “어떤 콘텐츠에 따라 누가 가장 잘 맞는 번역가인가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피드백을 통해서 번역가의 능력을 데이터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글로지㈜는 OTT시장에서 K콘텐츠가 가진 저력을 목격하고 웹툰과 웹소설, 유튜브 영상까지 분야 확장에 나섰다. 글로지㈜에서 개발한 특정 플랫폼을 통해 번역이 필요한 동영상을 업로드 해 의뢰하고, 번역 작가는 자신이 맡을 수 있는 의뢰를 캐치해서 번역을 제공한다. 일종의 재능 마켓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글로지㈜가 개발한 특정 플랫폼이 차별성을 가지는데, 동영상 번역을 할 수 있는 툴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번역 작가는 플랫폼 툴을 이용해서 간편하게 번역 작업을 하게 되며, 글로지㈜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콘텐츠에 적합한 번역 작가를 발굴할 수 있다.

김호균 CTO는 “OTT시장이 확장되는 것에 비해 번역 작가의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라며 “데이터를 활용해 번역 작가를 발굴하고 그에 적합한 의뢰를 맡기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김호균 CTO는 “결과물과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번역 작가의 레벨을 나누고, 이에 따라 번역 의뢰를 맡길 수 있다.”라며 “번역물이 어떤 작가에게 의뢰가 됐고,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적합한 번역가를 지정해서 의뢰를 요청하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고 전했다.

번역과 번역 작가를 데이터화 하는 작업은 업계의 시스템화의 관점에서도 중요성을 가진다. 현재 OTT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에 비해, 하나의 작품이 가진 언어적 경계를 허무는 번역 작가의 처우는 주먹구구인 경우도 많다.

김호균 CTO는 “하나의 콘텐츠를 번역하고, 문화를 전달하는 것의 어려움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번역 단가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라며 “의학, 법률, 게임 등 콘텐츠에 따라 번역 난이도가 다르고, 번역 작가 개인이 가진 업무적 특성을 고려할 때, 가격 배리에이션이 다양하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지㈜는 개발하는 플랫폼 툴을 통해 국내 번역 시장의 업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중소형의 영세한 번역회사 또는 번역작가 개인이 글로지㈜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번역업무의 효율성를 제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 번역시장의 생태계에 변화와 혁신을 불어 넣을 글로지㈜의 행보를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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