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년 여성 위한 세련된 패션 철학을 담다. 브랜드 ‘목단’ 정원경 대표

정원경 대표, ‘옷은 삶의 일부’… 중년 여성들의 취향을 존중하는 브랜드
라이브 커머스로 50대와 60대 고객층을 사로잡다
목단, ‘체형 맞춤 패턴’으로 중년 여성들의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

강소기업뉴스 승인 2024.12.23 15:21 의견 0

최근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 목단(MOKDAN) 정원경 대표를 만났다. 목단은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옷에 담아낸다. 정 대표는 중년 여성들이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옷을 제공하며, 옷을 단순한 패션이 아닌 삶의 일부로 제안한다. 또한, 고객에게 자신감과 편안함을 주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브랜드 철학을 강조했다.

정원경 '목단꽃이 피었습니다' 대표,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시간이 담긴 옷을 만들고자 한다.

Q. 패션 업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 학원 선생님이 운영하는 옷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그때는 정말 촌스러운 아이였지만, 그 공간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멋져 보였다. 손님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런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경험이 적성에 맞는다는 걸 깨달아서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Q. 이력서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고 들었다.

맞다. 패션 메카로 불리는 부평, 명동, 압구정, 동대문 등에서 일할 때마다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덕분에 이력서를 써본 적 없이 스카우트 제의가 계속 들어왔다. 하지만 판매만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내 브랜드를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브랜드 목단은 '오늘도, 예쁘고 당당하게! 일상이 스타일이 되는 브랜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일상을 응원한다.


Q. 목단은 어떤 의미인가.

결혼을 핑계로 일을 그만두고, 31살에 목단을 시작했다. 아주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13년 동안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 고객들의 다양한 체형과 취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경험을 통해 나만의 패션 철학을 구축하게 됐다. 목단을 통해 추구하는 패션 철학은 내가 추구하는 건 단순한 패션이 아니다. 옷이 무겁지 않고, 밥을 먹듯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패션이라는 멋스러운 단어에 가려지지 않고, 중년들이 자신만의 취향을 더 확고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래서 목단은 단조로울 수 있지만, 탄탄한 옷장을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중년 여성에게 중점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40대, 50대는 이미 많은 경험을 지닌 시기다. 이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취향을 멋지게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중년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세련되게 만들어주고, 유행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제공하는 게 목단의 목표다. 중년들은 옷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련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다.

Q. 목단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시간을 담아내는 옷을 만들고자 한다. 패스트 패션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중요시하지만, 우리는 몇 년을 입어도 촌스럽지 않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예쁜 쓰레기를 양산하지 말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Q. 좋은 소재와 봉제는 어떤 한 끗 차이를 만드나.

목단의 옷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 때문이 아니다. 중년 여성들의 체형을 고려한 핏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팔뚝이나 옆구리, 허벅지 등에 살이 붙게 되는데, 그런 체형을 고려해 패턴을 수정해서 만든 옷이기 때문에 입었을 때 더 잘 맞고 편안하다. 우리는 사이즈를 단순히 M에서 L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 위쪽과 엉덩이는 여유 있게 하고, 무릎 아래로는 날렵하게 유지하는 식으로 체형을 고려한 패턴을 수정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손이 자주 가는 옷,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 강점이다.

Q.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기존 고객들이 목단의 옷을 더 잘 입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큰 성과가 있었고,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실시간 상위에도 오르기도 했다. 매출도 10배 가까이 늘었고, 50대와 60대 고객들이 많이 유입됐다. 이분들이 유튜브에서 본 옷을 홈페이지에서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서,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유튜브 쇼핑을 도입했다. 이제 영상에서 본 옷을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Q. 목단과 개그우먼 정경미의 시너지가 좋다.

정경미 님의 진솔한 이미지가 목단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소탈하면서도 가식 없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특히 4050 중년 여성들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정경미 님과의 합동 방송은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와의 케미가 방송에서도 잘 전달된 것 같았다.

Q. 중년 여성들을 위한 에세이도 인상적이다.

2019년에 에세이 <마흔부터 피는 여자는 스타일이 다르다>를 출간했다. 사실 처음에는 출판사에서 대필 작가를 제안했지만, 내 이야기는 내가 직접 써보고 싶어서 고사하고, 15일 만에 원고를 완성했다. 책을 쓰는 과정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다.

목단 정원경 대표의 저서 <마흔부터 피는 여자는 스타일이 다르다>. 무심한 듯 센스 있게, 한 끗 차이로 스타일링하는 법을 제안한다. (자료=비사이드)

Q.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옷을 입는 일은 단순한 놀이처럼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을 즐겁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패션이 대단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되기를 바란다.

Q. 목단이 나아갈 또다른 장르가 기대된다.

옷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제는 옷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 좋은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고객들이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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