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일 대표는 호텔 셰프로 시작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매일 똑같은 루틴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한 접시, 한 접시마다 모든 것을 쏟아야 하는 일이었다. 집중력과 지구력을 두루 갖춘 실력이 필요한 일이었고, 그 시간이 지금의 바탕이 됐다.
이후 마케팅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고, 2014년 온라인 마케팅 회사 ‘와프’를 창업했다. 빠르게 변하는 플랫폼 속도를 따라가며 유튜브 소속사(MCN) 와프 엔터테인먼트로 회사를 키웠고, 지금은 통합 광고 대행사 ‘위해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온라인 마케팅, 오프라인 행사, MCN, 의류 생산, F&B까지 와프 브랜드별 사업팀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쌓은 경험으로 클라이언트 맞춤 마케팅을 선보인다. 위해브 신광일 대표를 만났다.
신광일 대표는 호텔 셰프 시절부터 집중력과 지구력으로 단련된 인물이다. 반복되는 강도 높은 업무 속에서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이후 마케팅 업계로의 전환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현재 그는 광고 대행사 ‘위해브(Wehave)’를 이끌고 있다. [사진=위해브]
Q. 셰프에서, 마케팅으로 방향을 바꾸신 이유가 궁금하다.
요리사를 꿈꾸며 관련 학과에 진학했었다. 졸업 후 5성급 호텔에서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양식을 더 배우기 위해 떠난 호주에서 수셰프로 다양한 현장을 경험한 뒤, 압구정 레스토랑의 최연소 헤드셰프로 일했다. 현장에서 겪은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원하는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오너셰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스토랑 운영을 지켜보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느꼈다. 규모 있는 매장이었지만 마케팅 이해가 부족해 외부 업체에 휘둘리고, 단골에만 의존하는 운영이 이어졌다. 이를 보며 마케팅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창업도 어렵겠다는 생각에 레스토랑을 나와 마케팅 공부에 집중했고,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다. 처음에는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낯설었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성과를 냈고, 마케팅이 요리보다 더 잘 맞는다는 확신이 생겼다.
유튜브가 마케팅 시장을 바꿀 것으로 생각해 회사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독립을 결심했다. 이후 마케팅 회사 ‘와프’를 설립했고, 성장에 따라 현재의 ‘위해브’를 세우게 되었다.
Q. 현재 위해브는 어떤 사업들을 펼치고 있나. 그리고 경쟁력은 무엇인가.
현재 광고 마케팅과 유튜브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종합 광고 대행, MCN, 제조, F&B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처음부터 계획한 일은 아니었다. 여자친구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소속사를 나와 1인을 위한 소속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불합리한 계약에 묶여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기준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변화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크리에이터 각자가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성향에 맞게 매니저를 연결하고 있다. 오래 함께하려면 서로 잘 맞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패션, 뷰티, 일상 카테고리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 유입이 늘면서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제품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와프엔터테인먼트는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방향을 회사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며, 현재는 더욱 전문적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광고 대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아우른다. 온라인에서는 바이럴마케팅부터 연예인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은 별도 조직인 와프미디어를 통해 옥외 광고와 팝업 행사 등을 운영한다. 별도의 영업팀 없이 대부분 소개나 추천으로 의뢰가 들어오고 있으며, 작은 프로젝트에도 성실하게 임한 덕분에 점점 더 큰 규모의 마케팅까지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Q.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구상 중인가.
신사업은 자사 브랜드와 F&B 사업 확장에 있다. 현재 성동구 송정동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공간은 카페 운영 목적과 더불어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소로 쓰이고 있다. 1층 통유리 구조의 20평 규모로, 팬미팅이나 팝업 행사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직원이나 크리에이터가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패션 분야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자체브랜드를 만드는 방향을 계획 중이다. 크리에이터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살려 기존 브랜드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뷰티 브랜드 론칭 및 협업을 희망하는 크리에이터가 있어 뷰티 분야도 고려하고 있다.
Q. 주 고객층 및 마케팅 전략이 궁금하다.
현재 고객층은 대기업부터 창업 초기 기업, 소상공인까지 다양하다. 규모나 예산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마케팅을 함께 고민하며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브랜드 성장 성과에 따라 전사 차원의 마케팅으로 확대되거나 대부분 브랜드가 5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고객 요청에 따라 오프라인 행사나 캠페인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하게 됐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가다 보니 고맙게도 소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Q. 사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여러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사무실로 이사 온 순간이 특히 떠오. 시작은 2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다른 회사 회의실의 일부를 임대한 작은 자리였는데, 지금은 그때 사무실 크기만 한 회의실을 회사 안에 두고 있다. 그 공간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볼 때면, 시작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이 든다.
Q. 경영철학이 있다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감사와 진심이다. 어느 순간부터 클라이언트를 ‘대상’이 아니라 함께하는 파트너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요청이나 컴플레인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드리는 일 자체가 의미 있다고 느끼게 됐다. 이런 마음은 사내 구성원들과의 관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아끼고 존중하는 것이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고 믿고 있고, 사업에서도 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위해브의 강점은 별도의 영업팀 없이도 의뢰가 꾸준히 이어지고, 한 브랜드와 수년간 협업하는 경우도 많다. 작은 프로젝트에도 성실하게 임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결과다. [사진=위해브]
Q.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는 기존 사업과 함께 자사 브랜드 중심의 신규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목표는 작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와프’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다.
회사의 구성원이라면 와프 로고가 있는 공간은 어디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어떤 현장이든 우리 브랜드 로고가 있다면 소속 구성원이 그 안에서 환영받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를 통해 좋은 경험과 감사한 마음이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