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과 K-드라마에 이어 한식의 붐이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만들기 어렵고, 특이한 식감과 매운맛은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이런 인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건강에 좋은 재료들과 채식주의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드는 장문화의 깊이가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한국의 장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인의 미각을 깨우는 기업이 있다. 위트있는 브랜드명으로 신선하게 다가온 ‘케이첩’의 유지영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케이첩'의 유지영 대표. 전통 한식당과 다수의 레스토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순창고추장 기능보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한국의 장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 '케이첩'을 이끌고 있다.


Q. 현대무용과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했다. 어떻게 장(醬)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나.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했다. 졸업 후, 외식업 브랜드의 컨셉트 개발과 론칭을 담당했고, 다수의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어머니께서 순창고추장의 기능보유자셨기에 자라면서 장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높았다. 이를 발판 삼아 ‘달식탁’이라는 순창고추장을 활용한 장요리 전문 한식당을 2012년부터 운영했고, 2017년까지 5년 연속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되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장의 쓰임과 다양한 가능성에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숙성 고기 전문점 ‘텅앤그루브조인트’에서 고추장과 쌈장소스를 선보였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를 제품화하여 많은 사람이 고추장과 쌈장을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 ‘케이첩’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Q. ‘케이첩’은 어떤 제품들로 시장에서 승부하고 있나.

고추장소스, 쌈장소스를 국내 유통을 비롯하여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케이첩과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인기 있는 유명 오프라인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신제품을 개발 및 확장하고 있다. 현재 고추장소스와 쌈장소스를 활용한 밀키트 시판매를 위해 상품 개발에 전념 중이며, 한국 고유 음식 문화인 장문화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Q.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국 고유의 맛에 대한 수용도가 궁금하다.

해외에서 반응이 특히 좋다. 한국을 방문해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편하고 쉽게 장을 접할 수 있다는 점과 한국에서 느낀 맛을 자국에 돌아가서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외국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한 한국 소비자들은 뻔한 선물보다 한국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장맛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전한다. 또한, 국내에서 직접 구매해 먹는 소비자들은 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매우 인상적이라는 의견이다.

Q.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케이첩’만의 특별한 경쟁력은.

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 고추장소스와 쌈장소스를 재해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브랜드 콘셉트를 완성도 있게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전개하는 중이며, 장에 대한 참신한 접근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외식 브랜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트렌드와 소비자 소구점을 정확히 파악해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기획부터 실행까지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점 역시 케이첩만의 독보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다.

Q. 앞으로 출시 예정인 신제품이나 협업 계획에 대해 전해준다면.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과 고추장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간식류를 현재 연구 중이다. 또한, 국내 면세점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에 진출한 외식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 메뉴도 활발히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선보일 맛있는 제품과 메뉴들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

Q. ‘케이첩’의 주 고객층은? 특별히 반응이 좋은 소비자 그룹은.

1인 가구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층, 그리고 캠핑이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새로움을 좋아하는 그룹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독특한 틴케이스 패키지의 세련된 디자인이 젊은 층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Q. ‘케이첩’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과 향후 유통 확장 계획이 있나.

네이버, 쿠팡, SSG, 아마존 등 다양한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향후 카카오, 무신사, 올리브영 등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에도 입점을 준비 중이다. 오프라인으로는 ‘앤그루브조인트’ 매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Q. ‘케이첩’을 활용한 색다른 요리법을 추천해 준다면.

모든 한식 요리에 케이첩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과도 궁합이 뛰어나다. 케밥, 타코, 피자, 크림파스타와도 잘 어우러지며, 오일과 식초를 넣어 독특한 샐러드드레싱을 만들면 환상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구운 멸치에 버무리면 1분 만에 간편한 멸치조림이 완성되고, 비빔밥 소스나 다양한 국수 요리와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Q. ‘케이첩’이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이제 발을 막 뗀 브랜드이지만 세계인의 식탁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소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이다. K-POP, K-드라마, K-패션이 하나의 장르가 된 것처럼 케이첩이 세계의 수많은 소스 중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Q. 20년 이상 함께한 직원들이 많다고. 경영자로서의 철학이 궁금하다.

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아는 사람이 기업의 방향성도 분명하게 설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함께하는 직원 중에는 20년 이상 함께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항상 그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을 위한 강연을 개최하고 유익한 책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직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진정한 리더가 되고자 한다.

Q. K-푸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기에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느 때보다 지금은 한국 문화가 전방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기다. 한국 음식의 참모습을 알리는 중요한 시점에 더 깊이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케이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학습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