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신소재 개발 및 컨설팅 서비스 제공하고 있는 인실리코(Insilico) 최승훈 대표는 중국 시장과의 경쟁에 대해 “우리의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 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에서 연구 개발 생산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지속해서 성장하는 중국 시장의 기술력 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협업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소재 분야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거듭해 온 기술력과 그를 기반으로 만든 소화 캡슐 제작 등을 선도하는 최승훈 대표를 만나 업계 전망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학과 IT의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고효율‧저비용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신소재 개발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와 소재의 융합기술인 분자 구조로부터 특성을 예측하거나 누적된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해석을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인실리코(Insilico)’라는 용어는 컴퓨터의 CPU가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유래했으며, 'CPU 칩 내부에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는 ‘컴퓨터 상에서 이루어지는 가상 실험’이라는 속뜻이 담겨있다.
인실리코의 사업분야는 DX 사업부와 소재 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DX 사업부는 분자 설계에 관련된 솔루션을 판매하거나 그 안에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 데이터가 누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해석을 하게 된다. 소재 사업부는 소재 설계, 시스템 구축, 데이터 분석 등의 DX 기술을 바탕으로 소재를 설계, 개발, 생산, 판매하는 화학 제조를 담당하는 파트다.
예를 들어, 데이터 종류에 따라, 고객 데이터는 축적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컨설팅해서 데이터가 누적되도록 한다. AI가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인 20년 전부터 관련 논문을 내왔고, 소재 분야의 AI로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기업이 연구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연구에 대한 가능성을 우리 기술로 예측하게 된다. 해당 연구 개발을 수행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컴퓨터상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연구 개발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주는 기술로 인정을 받았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신약 개발 수행 과정에서는 사전 스크리닝, 버추얼 스크리닝이라고 하는데, 실제 실험이 아닌 가상 실험을 통해 개발 가능성이 어느 정도 인지 분석한다. 산업계에서는 이처럼 보편화 됐다.
업계 초기에는 기업에서 도입 하기 전 검증 과정이 있었다. 이 분야에 대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모델링과 인공지능이 효과가 있을지, 관련 소프트웨어도 비용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POC(Proof of Concept)라고 해서 가설 검증을 거친다. 아이디어나 제품, 서비스 등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미리 체크하는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주고, 그들의 예상과 일치하거나 또 다른 후보 물질을 찾아 전달하는 등 검증이 되면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거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체계적으로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화두가 있어, 비즈니스를 진행해 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려운 시기였다. 소재 매출 70% 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중국 시장 수출인데, 정치‧경제적인 상황 악화로 매출이 줄어들었으며,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제품보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며,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을 조금 회복한 상태다. 우리 자체의 새로운 제품을 제작하고, 기존 제품을 활용해 우리만의 전략을 구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또 다른 생각으로는 중국과 조화롭게 협업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도 있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성장은 굉장히 놀랍다. 인공지능에서는 데이터 수집이 가장 중요한데, 중국은 그 부분에 있어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만의 차별성을 지키면서 중국의 기술력과 협업해 나가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21년부터 3년간 개발해 완성된 제품이다. 보통 불이 나면 분말로 된 소화 약제를 분사한다.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 뿌려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없는 화재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소화 약제를 캡슐해서 천장에 부착해 놓는다. 그렇게 되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열로 인해 패드 안 캡슐이 깨지면서 소화 약재가 기체 형태로 분사된다. 그렇게 불을 끄도록 만든 것이 소화캡슐이다.
현재는 패드 형태로 부착하는 것이 한계지만, 향후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응용할 수 있다. 올해 초 출시돼, 초도 매출을 어느 정도 달성한 단계다. 우리 제품이 최초는 아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과거 출시된 제품은 러시아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우리 제품은 20년 이상의 캡슐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체 캡슐을 만드는 쪽에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차별성이라고 한다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이다.
소화 약재는 질식소화와 냉각소화 2개로 분리되는데, 질식소화는 산소를 차단하는 것이고, 냉각소화는 소화 약재가 기화되면서 불을 끄는 방식이다. 우리 캡슐은 냉각소화 방식인데, 안에 들어있는 물질은 분사를 해도 피사체에 어떤 해를 주지 않는다. 때문에 도서관이나 사무실과 같은 공간에서 활용하기 좋은 제품이다. 더 넓게 바라보면,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공장 배전반이나 전기차 배터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출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직원들과 함께 어떤 가치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잡고 열심히 해왔지만, 결과가 쉽게 나오지 않더라. 그때 생각난 말이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효과적이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목표를 잘 잡고, 때로는 변경하면서 나아가기로 했다.
그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시장, 고객,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성과에 가까운 방향으로 목표를 변경하기도 하고, 그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방향으로 업무방식이나 조직 문화를 도입해 왔다. 이 자체가 우리 기업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DX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소재 분야에서 소화캡슐이나 기존 감온 제품의 성능향상 등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이 1~2년 안에 우리 기술력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되기에, 기존 패드 형태의 소화 캡슐의 제품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을 다변화하는 등 시장을 넓혀가려고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PCM 캡슐(축열 캡슐, 방열 캡슐)도 개발하고 있다. PCM(Phase Change Materials)은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상변 물질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자기기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발열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때 PCM 캡슐을 부착해 두면,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면서 주변 온도를 낮춘다. 쿨토시나 냉감의류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미국에서는 캡슐을 건축물까지 넓히는 시도가 있기도 하다.
우리는 PCM 캡슐을 전자재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는 원단에 적용돼 있지만, 이를 전자산업에 도입된다면, 소화캡슐보다 100배 정도 큰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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