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하나가 기업의 존속을 좌우하는 시대다. 산업이 넓어지고 세밀해질수록 핵심 기술을 가졌는지 중요해졌다. 중소기업은 핵심 기술 몇 가지가 빠져나가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보안 강화에 힘을 쓰고 있다.
에스엔아이디는 이런 환경에서 출입 관리, 방문객 관리, 전자 출결 같은 분야를 통해 사람과 공간을 안전하게 잇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출입 관리의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김동억 대표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에스엔아이디 김동억 대표. 에스엔아이디는 'RFID' 기술로 출입관리와 방문객 관리 같은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김동억 대표는 보안 기술이 안전과 직결된 만큼 작은 오류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에스엔아이디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에스엔아이디는 2011년에 설립된 회사다. IoT 환경에서 쓰이는 RFID 기술을 오래 다뤄 왔고, 그동안 연구개발에 힘을 써 성장해 왔다. 회사가 가진 RFID 기술은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데 쓰인다. 이 기술을 보안 분야와 사람의 이동 관리에 적용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회사 설립 전에는 전자출결, 전자 사물함 분야에서 연구소장을 맡았다. 지금 지하철에서 보이는 무인 전자 사물함을 국내에서 거의 처음 만든 연구소였다. 그 시기에 대학을 중심으로 스마트 캠퍼스라는 개념이 막 나오기 시작했고,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출입 통제와 전자출결 같은 보안 장비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되었다.
스마트 캠퍼스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발급하는 학생증에 RFID 칩을 심어 전자 출결에 활용하는 사업이었다. 여기에 금융권이 연계해 교통카드 역할까지 할 수 있게 사업이 진행되었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일반화된 개념이지만, 당시만 해도 RFID는 물류나 유통에서만 일부 사용하던 개념이었다. 스마트 캠퍼스 사업에 참여하면서 RFID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비전을 확인한 나와 동료들은 사물과 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되는 지능형 스마트 환경이 현실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 기업, 에스엔아이디를 설립하게 되었다.
Q. 에스엔아이디의 주요 비즈니스는.
RFID 기술을 활용한 ‘통합 출입 및 보안 관리 솔루션’이다. 기업이나 빌딩, 공장의 보안 구역 출입을 통제하고 이력을 관리하는 ‘출입 관리 시스템’, 빌딩이나 기관의 방문객 예약부터 안내, 퇴실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방문객 관리 시스템’,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활용되는 ‘전자 출결 및 학생 안전관리 시스템’ 등이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특정 공간에 방문하거나, 출입하는 사람들의 동선과 보안등급 등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안이 강한 빌딩에 방문객이 오면 인포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발급한다. 이 출입증에 RFID 칩을 넣으면 제한된 공간에서는 휴대전화가 잠기기도 하고, 권한이 맞지 않는 구역에 들어가면 통제실이나 서버실로 알림이 간다. 현장에서 경고음이 울리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RFID 활용이 넓어졌다. 과거에는 학생의 출결과 출입에만 RFID가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많이 고도화되어서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학생의 등교 여부가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기도 하고, 선생님이 전자교탁에서 학생 현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에스엔아이디의 강점은 여러 보안 프로그램을 그대로 살리고 서로 연동되는 기술에 있다. 장비를 바꾸지 않아도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주는 점이 고객사의 신뢰를 이끌고 있다. [사진=강소기업뉴스]
Q. 다른 보안 관리 업체와 차별화되는 에스엔아이디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에스엔아이디는 개발 전문 회사다. 사업 초기에는 직접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영업을 해볼 생각도 했지만, 중소기업이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살아남기는 힘들다는 생각에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다. 학교, 기업, 공장, 빌딩 등에서 보안 관리를 맡는 업체들이 쓰는 프로그램에 필요한 기능을 더하고, 각자의 요구에 맞게 조정하는 일을 맡아왔다.
보안 프로그램은 분야마다 나뉘어 있어 한 건물 안에서도 여러 종류가 동시에 쓰인다. 이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서로 정보를 오가야 하는데, 사양과 방식이 다 달라 불편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설계해 적용하는 일을 돕고 있다. 더불어 개발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새로운 프로그램과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가 편하게 보안 프로그램과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Q. 보안업계에도 AI와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나.
최근 IT 보안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클라우드 전환과 AI 접목이다. 과거에는 서버를 내부에 설치하는 구축형 방식이 표준이었지만, 지금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확장이 유연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보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AI 기술을 얹은 보안 기능도 나오고 있다. 출입 기록을 살펴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 조명의 밝기를 낮추고, 비어 있는 구역은 불을 끄는 식이다. 출입증에 설정된 권한을 벗어난 구역에 들어가면 그 출입증을 가진 사람의 사진과 정보가 관제 센터 화면에 바로 뜨도록 하는 기능도 더해지고 있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보안 분야는 어느 곳이나 사람이 가장 큰 과제다. 우리는 구성원 전원이 개발자로 이루어진 회사라 일의 중심이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 개발이다. 이런 개발 과정에서는 연속성이 필수다. 개발자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일하는 방식이 있어서 처음부터 합을 맞춘 팀 단위가 아니면 중간에 합류하기가 힘든 상황인데, 개발자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다루는 물리 보안 분야는 숙련된 개발자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다. 하드웨어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하고, 통신과 데이터베이스, 무선 기술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휴대전화 앱의 작동 원리도 이해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는 여러 보안 프로그램을 서로 연결하거나 기능을 보태는 일을 맡아온 터라 각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까지 갖춰야 한다. 이런 내용을 모두 익힌 개발자가 점점 줄어들어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Q. 반대로 가장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면.
사업 초기에 진행했던 교육기관의 전자출결 및 출입통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당시에는 학교에서 RFID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 환경에서 교문이나 교실 문을 지나기만 해도 출결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방식을 만들게 되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실제 동선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성공적으로 구축한 후 학생 관리가 훨씬 수월해지고 안전해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우리의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것을 실감한 순간이라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제일 중요한 건 회사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출입통제와 전자출결, 방문객 관리, 등하교 알리미 같은 자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여러 기업의 솔루션과 협업한 경험이 있다. 다양한 보안업체의 출입 통제 프로그램을 상황에 맞게 다듬은 경험도 갖고 있다.
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출입 및 방문객 관리 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며 AI와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솔루션을 론칭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에스엔아이디가 미래형 스마트 서비스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투자를 이어갈 생각이다.